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 중인 검찰이 김 여사가 주가조작 일당에게 20억원을 두 달 가량 맡기고 수익의 40%를 배분하기로 한 걸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검 형사부(부장 차순길)는 최근 김 여사가 2010년 10월 말쯤부터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측에 20억여원을 맡긴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김 여사가 블랙펄인베스트먼트에 수익의 40% 가량을 배분하기로 한 건 서울고검이 지난 5월 말부터 돌입한 미래에셋증권 계좌 및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김 여사의 육성 녹음파일에서 나온 내용이다. 수사팀은 20억원을 두 달여간 맡기는 대가로 수익의 40%를 주기로 한 건 주가조작을 전제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서울고검이 재수사 과정에서 실시한 미래에셋증권 압수수색은 김 여사가 소유한 미래에셋 계좌의 의심스러운 거래 시기를 추가했고, 거래 종목도 도이치모터스에 한정하지 않고 범위를 넓혀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수사팀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가 다른 종목에 비해 거액인데다 거래의 빈도나 양태가 다른 점을 근거로 도이치모터스의 주식 거래 패턴이 다른 종목과 확연히 다르다고 보고 있다. 서울고검은 이처럼 상이한 주식 거래 패턴을 두고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지했던 정황 증거로 의심 중이라고 한다.
앞서 김 여사처럼 '전주'(錢主) 의혹을 받았던 손모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투자도 다른 종목과 달랐던 점이 법원 판결에서 확인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손씨는 자신의 주식거래를 할 때 주로 몇개월 단위로 마쳤고, 오랜 기간 투자한 주식들도 모두 차액을 획득하고 거래를 재개하는 단기 매도 방식으로 했다”며 “도이치모터스 주식만 유독 그런 패턴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손씨는 지난 4월 대법원에서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됐다.
수사팀은 김 여사를 대상으로도 손씨와 같은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조작 방조 혐의는 시세조종 등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좌를 대여해주거나 자금을 대는 경우 적용 가능하다. 다만 김 여사 측은 “일임매매를 해서 수익이 나면 일정 비율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은 당연한 걸로 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