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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 중인 서울고검이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인지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통화 녹음파일을 확보하면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부실 수사 의혹은 더욱 커지게 됐다.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고검 형사부(부장 차순길)는 최근 미래에셋증권 압수수색을 통해 김 여사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담당 증권사 직원과 통화한 녹음파일 수백개를 확보했다.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와 겹친다. 녹음파일에는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 ‘계좌 관리자 쪽에서 수익금을 40%가량으로 과도하게 요구한다’는 김 여사의 육성이 담겼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했거나 알았다는 진술과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물증인 셈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한국거래소에 도이치모터스 주식거래의 심리분석을 의뢰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한 2020년 9월 이후 4년간의 수사를 거쳐 지난해 10월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그러나 서울고검 형사부는 재수사 착수 1~2개월 만에 미래에셋 압수수색을 통해 새로운 증거를 찾아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도 미래에셋증권을 압수수색하긴 했지만,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 거래가 증권사 직원을 통한 전화 주문이 아니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 기록이 존재한다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여사가 전화주문으로 거래한 신한투자증권·대신증권의 통화 녹취를 확보했고 이러한 증거들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유죄의 증거로 쓰였다.


김 여사는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출장 조사’가 있기 10여일 전인 지난해 7월3일 김주현 당시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비화폰으로 33분간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 여사가 민정수석을 통해 수사 무마를 시도했는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부실 수사에도 영향을 끼쳤는지 특검이 수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미래에셋 통화 등) 왜 이런 자료가 압수수색에서 누락됐는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특검에)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가담 정황이 더욱 짙어지면서 소환조사 필요성은 더욱 커졌지만 김 여사는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수사팀이 출석을 통보한 지난 16일 우울 증세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 김 여사는 당장 검찰 출석은 거부할 태세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서정욱 변호사는 17일 와이티엔(YTN) 라디오에서 “특검(수사 기간)이 6개월인데 중간쯤 가야 김건희 소환한다”며 “(김 여사가) 병실에 한 일주일 정도 있다 퇴원할 텐데 (입원이 특검을) 피하기 위한 거다, 이건 말도 안 되는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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