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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 성분 극대화한 음료 인기…시중에 흔히 판매되며 안전사고 급증
음료는 마약류 적용 비껴가 규제 느슨해…경쟁업계도 불만
전문가 “대마 실 첨가 용량 제한해야 의미있어”

미국에서 ‘환각성 대마 음료’ 수요가 급증하면서 각 주 정부가 뒤늦게 규제 마련에 나섰다. 해당 음료는 마약으로 분류되는 마리화나가 아닌 ‘헴프(hemp·산업용 대마)’ 제품으로 간주, 느슨한 규제 하에 광범위하게 유통되며 안전성 우려를 부르고 있다.

로이터뉴스1

17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대마 음료는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통해 판매되며 미국 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건강한 식습관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논알콜 제품 수요가 늘어난 여파다. 대마 음료는 탄수화물과 당 함유량이 적고 칼로리가 낮아 기존 주류 제품의 대체재로 여겨진다.

실제로 대마 음료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내 대마 음료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억3900만달러(약 3275억5000만원)에서 올해 10억달러(약 1조3700억원) 이상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투자펀드 델타에메랄드는 “10년 내로 대마 음료가 수제맥주 시장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수요는 유통업계를 넘어 보험업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례로 영국의 보험사 프론티어리스크(Frontier Risk)는 올초 공연장과 경기장 등에 대마 음료 배급을 안전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기존 주류 책임보험 상품의 사각지대를 보완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피터 버그 대표는 “상품 출시 후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마 음료는 앞선 2018년 연방 정부에 의해 헴프가 합법화되며 제조가 증가한 바 있다. 법적으로 대마의 주요 활성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 함량이 건조 중량 기준 0.3% 이하인 경우 헴프, 이상인 경우 마리화나로 간주돼 규제가 적용된다. 합법화 당시 음료 제품에 대한 별도 규정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헴프 추출물에서 THC를 고농도로 정제 및 합성해 마리화나에 준하는 환각 효과를 구현한 제품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새로운 규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WP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헴프 제품은 알코올이나 마리화나 제품군과는 달리 식료품점이나 편의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유럽게 거래할 수 있으며 타 주(株)로도 배송이 가능하다.

롭 카이트 대마 사업 전문 변호사는 “실제로 첨가되는 THC 용량을 규제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THC 함유량이 50~100mg 수준인 음료는 극심한 환각 효과를 유발하지만 현행법상으로는 마약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음료 오남용 사고 또한 급증세다. 독극물통제협회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THC 관련 중독 사고는 1520건 이상 발생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은 청소년 및 어린이 사고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음료수와 비슷한 맛으로 제작, 알록달록한 용기에 담겨 일반 상점에서 판매돼 어린 소비자들이 경각심 없이 소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에 각 주 정부는 규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관업체 멀티스테이트(MultiState)에 따르면 올들어 80건 이상의 대마 음료 제재 법안이 의회에 제출된 상태다. 텍사스, 앨라배마, 조지아 등 일부 주는 이미 대마 음료 판매를 강력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캘리포니아와 뉴욕에서는 이미 판매 금지를 시행 중이다.

음료 제조사들 역시 혼란을 줄이기 위해 연방 차원의 명확한 규제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주마다 상충되는 규제로 제품 회수가 잦아지고 있으며 대마 음료 시장 자체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이오와주의 경우 올해 12온스(약 30그램) 캔당 THC 최대 함량을 4㎎으로 제한하면서 시중 제품 상당수가 대량 회수되는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대마 음료 제품의 경쟁군인 전통 주류업계와 마리화나를 취급하는 제조사들도 항의에 나섰다. 브라이언 크로포드 맥주협회 회장은 “대마 음료 제품에도 동등한 규제를 적용해야 공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후 대마 음료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찰스 페리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텍사스)은 지난 3월 청문회에서 “이제는 램프의 요정(대마)을 다시 봉인할 시점”이라며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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