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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크뉴스 › 성과관리, 리더십의 본질을 묻다 [IGM의 경영전략]

랭크뉴스 | 2025.06.18 09:40:02 |
“리더는 더 이상 ‘좋은 사람’이 아니라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
사람을 성장시키는 사람이어야 한다”


많은 기업이 성과관리, 인사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제도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하지만 성과관리에 대한 조직 구성원의 인식은 그 노력만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잡코리아가 직장인 6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7.1%가 인사평가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근속연수가 길어질수록 불신의 비율은 더 높아진다. 입사 1년 미만의 신입사원은 59%가 평가를 신뢰한다고 응답했지만 5년 차는 36.3%, 10년 이상 근속자는 33.6%만이 신뢰한다고 답했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구성원들이 성과관리 시스템에 대해 실망하거나 회의감을 갖게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조사에서 구성원들이 회사의 성과관리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복수응답)도 물었다. 이에 대해 ‘상급자의 주관적인 평가이기 때문’이라는 응답률이 67.7%로 가장 높았다. ‘평가제도가 허술하고 미흡해서’는 43.3%, ‘직군·업무 특성을 무시하고 획일화된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해서’는 25.0%로 뒤를 이었다.

더욱 고민스러운 것은 이 불신이 이직 결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인사평결과를 받은 후 직장인 10명 중 7명(78.9%)이 이직을 고려하거나 이미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 중 39.7%는 실제로 이직을 위해 구직활동 중이며 39.2%는 준비 중이라고 응답했다. 물론 이런 생각을 가진 구성원이 모두 조직을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는 회사에서 꼭 챙겨야 할 핵심 인재들의 이탈이 가장 빠를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한국인사관리학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의 68%가 “성과관리는 연말 평가용 형식에 불과하다”고 응답했으며 성과관리 시스템이 실제 성장과 연계된다고 느끼는 비율은 25%에 불과했다고 한다. 성과관리와 연말 이벤트와 같은 인사평가를 동일시하는 우리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는 단면이다. 왜 형식적이라고 느낄까.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목표 설정의 부재 혹은 불명확성’과 ‘피드백의 비일관성’ 등이 거론된다. 구성원들은 공정하고 명확한 기준, 일관된 피드백, 그리고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리더를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결과는 성과관리가 단순한 제도나 연말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신뢰와 인재 유지에 직결되는 핵심 과제임을 의미한다.

성과관리의 본질은

“성과관리는 HR의 일이 아니라 리더의 일이다.” 이 말은 단순한 수사적 표현이 아니다. 성과관리는 조직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구성원들이 일의 방향을 맞추며 그 과정에서 사람을 성장시키는 리더의 핵심 행위 양식이다. 다시 말해 성과관리는 ‘조직의 목표를 관리하고’, ‘일(직무와 업무)을 관리하며’, ‘사람을 관리하는’ 리더십의 실천적 총합이다.

하지만 현실은 성과관리와 인사평가를 동일시하는 오해로 점철돼 있다. 성과관리는 단순한 연말 평가나 보상을 위한 일회성 데이터 확보의 활동이 아니다. 전략적 목표 설정 → 실행 관리 → 피드백과 평가 → 성장 촉진이라는 과정이고 흐름이다. 이 과정은 리더가 단순히 지시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과 함께 목표를 정하고 실행을 지원하며 성장을 이끄는 코치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들이 제도적 개선과 함께 성과관리 역량을 제고하려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결실은 크지 않다. 왜 그럴까. 많은 기업의 성과관리 제도 개선과 성과관리 역량 교육을 진행해 본 이전 경험들을 돌이켜 보면 상당히 많은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성과관리 교육 자료의 내용이 ‘성과관리 시스템 교육’에 가깝다. 성과관리 시스템 화면을 스크린 캡처하고 그 절차를 설명하는 내용이지 본질적으로 성과관리의 각 단계마다 평가자가 어떤 관점, 어떤 방법, 어떤 과정 관리의 기록을 남겨야 하는지에 관한 ‘진짜 성과관리 역량 교육’ 내용은 아닌 경우가 다반사다.

‘진짜 성과관리 역량’은 (1)조직에 주어진 목표를 어떻게 구성원에게 공유하고 이해시킬지 (2)그 조직의 목표를 조직 구성원 각각에 부여하고 추진해 나갈지에 대해 논의하고 (3)그 실행 과정을 얼마나 꼼꼼하게 정리하고 보완해 나갈지 (4)그 일련의 시간들을 모두 감안해서 노력과 결과에 대해 솔직하고 명확하게 전달할지에 관한 것이다. 성과관리의 중요성, 회사의 성과관리제도의 원칙과 절차만 강조한다고 해서 없던 목표, 일, 사람의 관리역량이 생기진 않는다.

성과관리자에게 필요한 것은 스킬(Skill)

성과관리 역량은 직책자(성과관리 책임자)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직책자는 담당 조직에 주어진 목표와 연계해 ‘조직 내 일(직무와 업무)을 관리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니까 성과관리가 곧 조직장이 해야 할 모든 일을 담고 있다. 성과는 이 과정의 결과다.

하지만 많은 기업의 조직장들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날 갑자기 팀장이 되는 일이 많아졌다. 팀장이 된다고 해서 당연히 성과관리가 가능한 것도 아닌데 되자마자 목표설정을 하라고 하고, 과정 관리가 중요하다고 하고, 평가는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한다. 직책자는 ‘성과관리자, 조직장’이라는 새로운 직업을 받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을 해야 할 대상이다. 그렇다면 어떤 스킬이 갖춰야 할까.

구성원들이 바라는 좋은 리더·직책자, 좋은 리더는 어떤 사람들일까.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는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과 함께 MZ세대 직장인 1114명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직장 상사 및 기업 문화’를 주제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요즘 조직 구성원들은 ‘전문성이 높고 그 일을 잘하면서 함께하는 구성원에 대해 활발하게 소통하고 피드백하는 리더’를 원하다고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해야 할 것은 조직의 유능한 인재가 팀장으로 보임되고 성과관리 책임자가 돼도 없던 피드백 역량이 생기지는 않는다. 태생적으로 그 능력을 타고난 사람은 흔하지 않다. 단순히 피드백이 중요하다가 아니라 피드백을 하는 다양한 방법, 나에게 맞는 방법, 그리고 각 구성원 개인에게 맞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고 훈련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직책자(성과관리자)는 단순한 지시가 아닌 목표의 명확화 → 실행의 구체화 → 결과의 정량화 → 성장의 촉진이라는 전 과정을 리더가 주도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매우 섬세하고 꼼꼼하게 조직 내 모든 (중요한) 일을 계획하고 우발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자면 조직은 리더(Leader) 이전에 매니저(Manager)로서의 자질과 역량, 스킬을 터득하고 숙련하도록 유도하고 지원해야 한다. 단순히 인사평가 절차 정도를 담아 내려 보내는 협조 ‘요구’가 아니라 언제든 들여다보고 참고할 수 있는 성과관리 매뉴얼, 인재관리 매뉴얼, 코칭 매뉴얼을 성과관리자들에게 ‘지원’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팀별로 부문별로 성과관리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도록 퍼실리테이션 지원도 해야 한다.
성과관리는 리더십의 본질

성과관리 역량은 관리자 역할의 전부를 담고 있다. 리더는 더 이상 ‘좋은 사람’이 아니라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 사람을 성장시키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조직은 리더에게 ‘정말 친절한’ 성과관리 교육과 코칭을 제공하고 리더는 자신의 성과관리 스킬을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성과관리는 결국 일이 되어가도록 그림을 그리고 채색하는 과정이다. 목표를 명확히 하고 실행을 지원하며 결과를 평가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러한 몇 해의 노력이 쌓인 후에는 ‘진짜 리더’로 성장하고 더 나은 ‘잠재적 리더’들을 키워내고 있을 것이다.

김태수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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