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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파워, 임직원 3명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
한국거래소,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판단
거래정지로 투자 자금 묶여… 신용 투자자 피해 막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에너지 업체 일진파워가 지난 13일 갑작스럽게 거래 정지되면서 주주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회사가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발생을 공시한 이후 곧바로 한국거래소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인지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거래정지하면서 투자자들의 발이 묶인 것이다.

기계적인 거래 정지 결정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나왔다.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하면 기업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맞지만, 혐의 발생만으로 거래정지가 이뤄지면 기존 투자자의 자금이 묶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진파워가 수년간 건실하게 사업을 이어오고 있고, 내부통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 상황을 고려하면 거래정지가 오히려 투자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진파워는 신용거래에 대한 제한이 없는 종목인 데다 최근 원전주가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던 중이었다. 지난 13일 기준 일진파워의 신용 비율은 4.4%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수한 이들은 거래정지 기간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일진파워는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한 발전소 정비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 연간 1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일진파워

일진파워는 지난 13일 장모 이사를 포함한 3명의 임직원을 횡령·배임 등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파악한 횡령·배임 발생 금액은 24억6000만원으로, 자기자본의 1.9%에 해당한다.

공시가 나온 직후 일진파워 주권 매매가 즉시 정지됐다. 코스닥시장상장규정에 따르면 상장사 내 횡령·배임이 발생한 경우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다. 한국거래소는 사유가 발생일로부터 15거래일 내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따져보는데, 이 기간 주식 거래는 정지된다.

일진파워의 경우 7월 4일 전에 한국거래소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거래 정지 해제에 대한 사항이 안내된다.

한국거래소는 거래정지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주주 사이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회사 실적이 좋고 재무 건전성도 안정적인 상황에서 단순 횡령·배임 발생 사실만으로 거래 정지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를 포함한 발전소 정비 업무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일진파워는 연간 1900억원의 매출(연결 기준)과 1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내는 건실한 상장사다.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한 덕분에 유보율(자본금 대비 사내에 적립한 자금 비율)이 1600%가 넘는데, 꾸준히 배당을 하는 고배당주로도 유명하다. 이번 임직원의 횡령·배임은 회사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주들은 회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횡령·배임이 발생한 사실을 회사가 발견해 신속하게 처리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해당 인사에 대한 민·형사 조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고소장을 제출한 날 이 사실을 바로 공시해 투자자에게 알렸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혐의를 받는 임직원 3명에 대해서는 업무 배제 조치했고, 해당 임직원의 PC도 수사 협조를 위해 확보해 놓은 상태다. 회사 측은 “횡령·배임이 발생한 금액에 대해서는 가압류, 환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도 이 같은 내용을 모두 감안해 일진파워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지를 심사할 방침이지만, 적지 않은 기간 투자자들의 자금은 묶일 수밖에 없다.

최근 일진파워 주식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는 한 투자자는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한 것은 주가 하락 요인이지만, 이 내용이 회사의 본질과 사업에 큰 타격을 미치지 않을 경우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는데 매매가 정지되면서 거래 기회 자체가 없어졌다”며 “기계적으로 거래정지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이번 사태로 실질심사 대상이 되지 않고 조속히 거래가 재개되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아울러 회사의 신뢰 회복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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