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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실 수석급 대부분 남성 등용
與 지도부·상임위 주요직에도 밀려나
"국민 절반 여성인데…" 의도적 노력 없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수석급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정부의 주요 인선과 여권의 핵심 보직에서 여성이 사라지고 있다
.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직전 '여성 비율 30% 이상'을 목표로 "내각 구성 시 성별과 연령별 균형을 고려해 인재를 고르게 기용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냈지만, 초반 대통령실 주요 인선은 속속 남성으로 채워지는 상황이다. 내각에 거론되는 여성 하마평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대로 인선이 굳어지면
자칫 '오륙남'(50·60대 남성) 정치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
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16일까지 발표한 인선을 보면 초대 총리(김민석), 대통령 비서실장(강훈식), 국가안보실장(위성락) 자리에 민주당 출신 남성 의원들이 포진했다. 현재까지 발표된 대통령실 수석급 및 차관급 인사들도 대부분 남성으로 채워졌다. 국가안보실 3차장에 임명된 오현주 주교황청 대사(57)만 유일한 여성이다. 초대 내각은 아직 꾸려지지 않았지만, 국방부·국토부·외교부 등 주요 부처 장관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후보군들도 대부분 남성이다. 다만 개각 초기인 만큼 앞으로 여성 인재들을 새로 발굴해 중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집권 여당의 '여성 실종' 상황도 다르지 않다
는 점이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됐고, 서영교 의원은 역대 두 번째 여성 원내대표에 도전했다가 패배해 고배를 마셨다. 15일 민주당 원내 대표단이 꾸려졌지만 임명된 당직 24명 중 여성은 백승아 대변인, 권향엽 오세희 전진숙 원내부대표에 불과하다. 오는 8월 2일 뽑는 당대표 출마군에서도 여성 의원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 당선된 김병기 의원(오른쪽부터)과 한정애 선관위원장, 서영교 의원이 13일 국회 의원총회 회의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국회 상임위도 여성 위원장 1명뿐



여당이 의석을 다수 차지한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 역시 남성 쏠림 현상
이 두드러진다. 겸임 상임위를 제외한 전체 상임위 14곳에서 여성 위원장은 단 1명(최민희·과방위), 여성 간사는 5명(복지위 여야 각 1명, 교육위 문체위 과방위 여 1명씩)이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정무위, 행정안전위, 국토교통위 위원장으로 활약했던 것과 비교하면 열악하다.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여성 인재를 앞세웠던 것과 달리 주요 보직에 50~60대 남성들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여성 의원들이 대표로 나설 만한 공간이 적어지다 보니,
민주당 여성 의원 사이에서도 불만
이 터져나왔다. 한 여성 의원은
"주요 보직에 여성이 없고, 장관 후보로조차 언급되지 않는다"며 "하마평에 오르는 경우에도 여성·가족, 사회복지, 기후환경 분야에 국한된다"
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의원도 "여성 30% 할당을 기본 원칙으로 두고 있지만, 개별 의원들의 이해관계나 여성 중진 의원 부족이라는 현실적 상황 때문에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 상임위 구성 때는 최우선적으로 고려해달라고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당헌 제8조는 실질적인 성평등 구현을 위해
"중앙당 및 시·도당의 주요 당직과 각급 위원회의 구성에 있어서 여성을 30% 이상 포함해야 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당내 '여성정치참여확대위원회'도 두고 있지만 사실상 선거 때만 두각을 나타내고, 평소 활발히 활동하진 않는 실정이다.

"실질적 성평등 인사 필요"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을 11일 SNS에 공개했다. 대통령실 제공


일각에선 22대 국회가 애초에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20.3%로 낮다는 한계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여성을 적극 기용하려는 '의도적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프랑스와 캐나다 등 외국에선 아예 남녀 동수로 내각을 구성
하고 있다.
당장 문재인 정부 때만 해도 '내각 여성 비율 30%'를 공언하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유은혜 의원, 초대 국토부 장관에 김현미 의원을 임명
했다. 목표치는 지키지 못했지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주요 부처에 여성 장관을 등용하며 여성 인재를 키웠다는 것과 대비된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단순히 숫자 채우기를 위한 구색 맞추기 식 임명은 의미가 없다"면서도 "적재적소에 여성 인사를 배치해 실종된 성평등 의제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이재명 정부가 표방하는 '국민주권 정부'에서 국민 절반은 여성"이라며 "동등한 파트너로서 여성을 적극 기용해 국정을 함께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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