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역대 최대 규모 비축…가용수단 총동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올해 여름 배추 생산량이 평년보다 2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금배추(金+배추)’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불안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비축량을 늘리고 수급에 따라 시장에 방출하는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15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농업관측 6월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여름배추 생산량은 23만6000t으로 평년보다 24.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생산량은 여름배추 공급난을 겪은 지난해보다 6.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량 전망은 재배(의향) 면적과 단수(단위 생산량)를 반영한 추정치다.
농경연은 올해 여름배추 재배면적이 3418㏊로 지난해보다 8.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평년보다는 23.9% 줄어든 수준이다. 농경연은 “연작 피해, 선출 발생으로 인한 휴경, 기온 상승에 의한 재배 어려움 등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식기(작물을 밭에 심는 시기) 배추 시세가 약세인 것도 재배면적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추 생산량이 줄어들면 배추 가격은 상승한다. 지난해의 경우 불볕더위가 장기간 지속된 데다가 가뭄까지 겹쳐 여름배추 생육이 부진했다. 이에 생산량이 줄어들며 가격이 2배 수준으로 올라 ‘금배추’라는 별명이 붙었다.
당시 개인 소비자가 배추 소비를 줄인 것뿐만 아니라 CJ제일제당, 대상 등 식품기업도 배추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포장김치 제품 일부를 생산 중단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해 이같은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비축분을 시장에 풀고 중국에서 배추를 들여왔다. 동시에 소매가격을 낮추기 위한 유통업체의 할인행사도 지원했다.
현재는 봄배추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배추 가격은 안정적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상순 배추(상품) 소매가격은 포기당 3196원으로 지난해보다 12.7% 하락했다. 봄배추 생산량은 28만8000t으로 지난해보다 7.3%, 평년보다 9.4% 늘었다.
일단 정부는 여름배추 공급으로 가격이 오를 것에 대비, 배추를 역대 최대 규모인 2만3000t 비축하기로 했다. 이는 봄배추와 여름배추의 수매 비축분, 농협 출하조절시설 저장분을 모두 합친 양이다. 농식품부는 이렇게 비축한 양을 수급불안기나 추석 성수기에 공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