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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크뉴스 › [오늘의 와인] ‘천사의 날개’로 더 높이, 대담하게… 몬테스 윙스

랭크뉴스 | 2025.06.14 21:48:03 |
몬테스 와이너리의 공동 창립자 더글러스 머레이는 1990년대, 차량이 완전히 파손될 정도로 심각한 교통사고를 두 번이나 겪었다. 사고 현장은 누구나 운전자가 크게 다쳤을 것으로 생각할 만큼 처참했지만, 머레이는 두 번 모두 가벼운 찰과상만 입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이 극적인 경험은 그의 인생과 사업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다. 머레이는 2010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와의 인연은 현재 몬테스 와이너리의 대표이자 공동 창립자인 아우렐리오 몬테스의 기억과 와이너리의 정신에 깊게 남아 있다. 아우렐리오 몬테스는 여러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상한다.

“레이블에 있는 천사 이미지는 사업 파트너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고(故) 더글러스 머레이의 아이디어였습니다. 더글러스는 자동차 애호가였고, 몬테스 와인만큼이나 자동차를 사랑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운전 실력은 형편없었습니다. 심각한 사고에서 두 번이나 살아남은 뒤 그는 자신을 구해준 수호천사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는 제게 ‘몬테스의 파트너로 그 천사를 영입하는 게 어때요?’라고 말했고 저희 레이블의 일부가 됐습니다.”


이 일화 이후 몬테스의 모든 와인에는 천사의 날개가 그려지게 됐다. 이 상징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역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창립자들의 신념과 행운, 그리고 와이너리의 정신을 상징한다.

몬테스 와이너리는 1988년 칠레 와인 산업의 혁신을 꿈꾼 네 명의 전문가인 아우렐리오 몬테스, 더글러스 머레이, 알프레도 비다우레, 페드로 그랜드에 의해 설립됐다. 이들은 각자 와인메이킹, 마케팅, 재무, 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다. 초기에는 30헥타르의 밭에서 나온 포도를 구입해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로 출발했다. 설립 첫 해부터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 소비뇽이 큰 성공을 거두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몬테스는 300헥타르의 포도원을 보유하고, 전 세계 55개국 이상에 와인을 수출하는 글로벌 와이너리로 성장했다.

‘윙스(Wings)’라는 이름이 붙은 몬테스의 와인은 아우렐리오 몬테스와 그의 아들이 처음으로 함께 개발한 와인이다. 두 세대가 천사의 두 날개처럼 힘을 합쳐 미래를 향해 비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협업과 도전, 그리고 와이너리의 정신을 극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그래픽=손민균

몬테스 윙스는 카르메네르 85%, 카베르네 프랑 15%로 블렌딩된다. 몬테스 알파 M이 카베르네 소비뇽, 몬테스 폴리는 시라의 정점을 표현했다면, 윙스는 카르메네르를 최고로 표현한 와인으로 평가받는다. 몬테스는 블렌딩을 통해 각 품종의 장점을 극대화하는데, 윙스 역시 카르메네르를 카베르네 프랑으로 보완해 구조감과 산도를 높이고 밸런스와 복합미를 극대화했다.

몬테스 윙스에 사용되는 포도는 콜차구아 계곡 아팔타 지역의 경사면에서 재배된다. 이 포도원은 계곡 바닥에서 200미터 높이의 가파른 남서향 경사면에 있다. 토양은 화강암을 기반으로 하면서 점토 함량이 높다. 배수성이 뛰어나며 일부는 산에서 흘러내린 충적토로 구성돼 있다. 여름에도 상대적으로 시원한 온도를 유지한다. 포도밭은 헥타르당 5555그루의 높은 밀도로 식재돼 있다.

포도는 향이 가장 풍부할 때 10㎏ 용기에 손으로 수확된다. 이후 아팔타 와이너리로 운반돼 건물 상층부에서 중력을 이용해 발효 탱크로 떨어뜨린다. 포도송이는 두 번에 걸쳐 손으로 선별해 최상의 포도만 사용된다. 10°C에서 5~7일간 저온 침용 과정을 거친 뒤, 선택된 효모를 추가해 12~15일간 26~29°C에서 알코올 발효가 진행된다. 발효 후에는 껍질과 함께 일정 기간 접촉해 바디감과 풍미를 극대화한 후, 새 프랑스 오크 배럴(80%)과 2·3차 사용 배럴(20%)에서 16개월간 숙성한다.

색상은 카르메네르 특유의 보랏빛을 지닌 깊은 붉은색이다. 블랙베리와 블루베리 등 검은 과일의 강렬한 향, 고추와 후추 같은 향신료, 프랑스 오크에서 오는 달콤한 향이 어우러져 복합적인 아로마를 선사한다. 입안에서는 부드럽고 풍부한 바디감과 함께 길고 즐거운 여운이 이어진다. 붉은 육류, 로즈마리와 양갈비, 바비큐 포크립, 다양한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

드링크 비즈니스(The Drinks Business)가 주최한 ‘2024 글로벌 카르메네르 마스터(Global Carmenere Master)’ 품평회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카르메네르 마스터’로 선정됐다. 2025 대한민국 주류대상 신대륙 레드와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국내 공식 수입사는 나라셀라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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