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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이경규씨는 방송에서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꾸준히 고백해온 바 있다. 사진은 2021년 카카오TV 예능 '찐경규'에서 공황장애를 앓는 동료 연예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 유튜브 캡처

약물 운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방송인 이경규(65)씨가 “공황장애 약 때문”이라고 해명한 게 알려지면서, 이 질환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씨 사건의 원인이 공황장애 약 때문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약 복용 시 운전에 주의가 필요한 때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황장애는 갑작스럽게 심장이 빨리 뛰거나, 어지러움, 호흡곤란, 발한 등의 신체 증상이 나타나면서 죽을 듯한 공포를 느끼는 ‘공황발작’ 증상이 주요 특징이다. 각종 증상이 나타나지만, 실제 신체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공황장애 진단을 받기까지 오래 걸리기도 한다.

공황발작 증상을 한두 번 경험했다고 모두 공황장애로 진단받는 것은 아니다. 별다른 외부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도 20~30분 지속되는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공황발작이 없을 때도 미리 나타날 것을 두려워하는 ‘예기불안’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경우 공황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나온 연구에 따르면, 공황장애의 발병에는 유전적·생물학적·심리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공황장애 환자의 대부분이 공황발작 증상을 처음 경험하기 전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가하는 공황장애 환자…‘연예인 고백’도 영향
2019~2023년 공황장애 환자수 추이. 자료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

환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공황장애 환자 수는 2019년 18만2725명에서 2023년 24만7061명으로, 4년 사이 35.2% 증가했다. 이런 배경에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유명인의 고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용욱(정신건강의학과)·조민우(예방의학교실) 교수 연구팀이 2004~2021년 공황장애 진단율을 분석한 결과, 한 유명 배우가 공황장애 투병 사실을 공개한 2010년 12월 이후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이 약 9.4배 증가했다. 유명인의 고백으로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이 줄어 진단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경규씨도 2012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당시 그는 “‘죽을 것 같다’는 심리 상태를 많이 경험했다”며 “서 있다가도 내가 살아있나 보려고 스스로 꼬집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2013년 다른 예능에서도 “공황장애 약을 2년째 먹고 있다. 하루라도 (약을) 안 먹으면 공황장애가 온다”고 했다.



공황장애 약 먹고 운전 괜찮나…“이럴 땐 주의”
공황장애 약물치료에는 항우울제와 항불안제가 주로 쓰인다. 이중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항불안제는 졸음, 집중력 저하 등 운전에 영향을 주는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뇌에 작용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이기 때문에 약물(마약류) 검사 대상이며, 이런 약을 복용 중이라면 소변검사 등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항불안제를 복용 중이어도 운전에 영향을 줄 정도의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도 “복용량을 평소보다 늘리는 경우, 졸리거나 술에 취한 것과 비슷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런 때는 운전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9일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이라도 그 영향으로 운전을 못 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운전하면 안 된다는 도로교통법상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향정신성의약품 복용 후 운전했다고 모두 법 위반인 것은 아니지만, 약물로 인해 운전 능력이 떨어졌다면 처벌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공황장애 치료에는 약물과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게 보다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사소한 신체감각을 ‘죽을 것 같다’는 재앙적 상황으로 잘못 인식하는 것을 교정하는 방법이다. 긴장을 이완시키는 근육 이완법, 호흡 훈련 등이 활용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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