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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에 운영체제 개편
애플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리퀴드 글래스’ OS 디자인을 공개했다. [AP=연합뉴스]
‘눈에 띄는 발표는 없을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 현실이 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연례행사 ‘세계개발자회의(WWDC)’ 이야기다.

애플은 12년 만에 운영체제(OS) 디자인을 개편하고 일부 인공지능(AI) 기능을 공개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하드웨어 신제품은 등장하지 않았다. 자체 AI 비서 ‘시리(Siri)’의 개인화 기능 출시도 미뤄지고 있다.

이날 WWDC 기조연설에서 애플이 공개한 가장 큰 변화는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를 앞세운 OS 디자인 개편이다. ‘유리’라는 이름처럼 반투명한 시각적 디자인을 활용해 아이콘과 화면 요소에 입체감을 살렸다. 이 때문에 시간이나 알림이 배경화면을 가리지 않는다. 또 액체의 특성을 담아 화면 배치에 맞게 탭 막대나 시간, 알림 아이콘의 모양·크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소소한 AI 기능도 새로 내놨다. 하지만 대부분 안드로이드 OS에 이미 도입된 기능에 그쳤다. 페이스 타임과 아이 메시지에서 음성과 자막으로 실시간 번역을 해주는 기능, 챗GPT가 화면을 분석해 해당 내용에 대해 추가 설명과 검색을 해주는 기능 등이다. 그 외에 워치OS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기반으로 개인의 운동 데이터를 분석해 음성으로 맞춤형 동기부여를 해주는 ‘워크아웃 버디’ 기능이 추가됐다.

연설하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시장 반응은 다소 싸늘했다. AI 혁신 부재는 물론 아이폰이나 맥, AI 기기 등 하드웨어 신제품도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다. WWDC는 전통적으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행사지만 애플은 2023년 WWDC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2022년에는 독자 개발 PC·노트북용 칩 ‘M2’와 이를 탑재한 신형 노트북 ‘맥북에어·맥북프로 13형’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 하드웨어 발표가 빠진 배경엔 애플의 AI 전환이 기대만큼 진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애플은 자체 생성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기능 완성도와 실용성 측면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또 올해 공개가 예고됐던 시리의 개인화 기능이 내년으로 미뤄지고, 이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 과대광고를 이유로 집단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애플이 주춤거리는 사이 경쟁사들은 앞다퉈 AI 기술과 하드웨어의 결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에서 생성 AI 모델 ‘제미나이’를 앞세워 검색 기능을 전면 개편했고, AI 기반 스마트 안경 개발 계획도 공개했다. 오픈AI는 전 애플 수석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와 함께 새로운 AI 기기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애플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국 다음 큰 시장이던 중국 내 아이폰 판매 부진과 더불어 미·중 갈등에 따른 관세 불확실성 등 악재가 겹쳤다. 애플 주가는 올해 들어 20% 가까이 하락하며 시가총액 약 7500억 달러가 증발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시총 세계 1위였던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애플이 AI에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하자 시장의 실망감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21% 하락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행사에 대해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애플의 AI 컴백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평가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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