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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취임 일주일 만에 ‘3대 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순직해병 특검법)’을 공포했다. 집권 초반부터 전임 정부를 겨냥한 대대적인 ‘사정 칼날’을 꺼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헌정 수호와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국민적인 열망이 특검법 의결 및 공포 과정에 담겨 있다”며 3대 특검법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지난 4일 취임한 이 대통령의 첫 번째 공포 법안으로, 국회가 법안을 이송한 지 하루 만이다. 이 대통령은 “특검을 통해 진상과 진실이 투명하게 규명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철저한 규명을 통한 ‘내란종식’을 거듭 강조해왔다. 지난 4일 취임사에서 “장갑차와 자동 소총에 파괴된 우리의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시간”이라며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민주당도 지난 5일 국회에서 3 특검법을 강행 처리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지난 6·3 대선을 통해 확인된 내란 심판과 헌정질서 회복을 바라는 국민 여러분의 뜻에 부응하는 조치”라며 “거부권에 막혀 제대로 행사되지 못했던 국회의 입법 권한을 국민께 다시 돌려드리는 의미도 포함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3개 특검이 동시 발족하는 경우는 처음이다. 검사 인력도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20명)의 6배에 이르는 120명에 달한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200여 명)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전체 수사 인력은 570여 명이다.

3특검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국민의힘을 정조준하고 있다. 먼저 특검 40명이 투입되는 김건희 특검법은 총 16개 대상을 수사한다. 공천개입 의혹을 비롯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건진법사를 통한 이권 개입 의혹 등 김 여사 관련 의혹 전반을 총망라한다. 특검 60명이 투입되는 내란 특검법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군·경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정치인을 체포하려 하는 등 11가지 혐의에 대해 수사한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국민의힘의 누군가가 (계엄에) 동조했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조사해 쿠데타를 돕고 계엄 해제를 방해했다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순직해병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이 수사 외압을 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게 핵심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과거 윤 정부는 3특검법에 대해 위헌성을 이유로 각각 4차례(김건희특검법), 2차례(내란특검법), 3차례(순직해병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었다. 강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현재 내각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심의를 거쳤다”고 했다. 다만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이주호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3특검 국회 강행 처리에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며 “(전 정부 때) 특검법에 반대한 국무위원이 상당수 있는데, 다음 국무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제안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별건(別件) 수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시로 언론 브리핑은 물론, 재판 과정에서 생중계도 가능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 추천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만 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배제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6차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은 특검 임명 절차에 들어갔다. 내란·김건희 특검법은 11일 내, 순직해병 특검법은 12일 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한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민주당은 3대 특검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이루어 내겠다”며 “최대한 빨리 특검 후보자를 추천해 각 특검이 신속히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정치 보복이라며 반발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직접 검찰을 지휘해서 수사를 끌어갈 수 있는데, (야당과) 논의 없이 하는 것은 정쟁을 심화시키는 것”이라며 “정쟁에 함몰되는 대통령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이 검사에 대해 직접 징계 심의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검사징계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또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직제 개편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통령령도 심의·의결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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