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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시장 왕좌의 전쟁
배민 VS 쿠팡이츠 경쟁으로 판도 변화
[비즈니스 포커스]
서울의 한 대학가에 배달 라이더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CJ ENM과 손을 잡았다. 양사는 배민이 선보이는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에 티빙 구독 혜택을 포함한 신규 상품을 6월 2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배민클럽은 지난해 9월 배민이 출시한 구독 상품으로 음식 무료 배달과 ‘장보기·쇼핑’ 할인 쿠폰 등 혜택을 제공해왔다. 여기에 OTT 서비스 혜택을 추가해 신규 가입자들을 그러모은다는 계획이다.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쿠팡이츠가 쿠팡 생태계 핵심인 ‘와우 멤버십’을 앞세워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며 업계 1위인 배민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민도 OTT와의 제휴를 통한 멤버십 경쟁력 업그레이드로 선두를 수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멤버십 프로그램 ‘배민클럽’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CJ ENM의 OTT 티빙과 손잡고 이날 결합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배민의 기존 배민클럽은 이용료(정가 3990원)를 내면 배달비 무료, 쇼핑·장보기 쿠폰 등을 제공하는 혜택을 줬다. 여기에 월 3500원을 추가하면 티빙까지 구독할 수 있도록 해 멤버십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대대적인 프로모션에도 나선다. 올해 8월까지는 할인가로 배민클럽 이용료를 1990원으로 낮추고 구독 첫 달 한정 단 100원만 추가하면 티빙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빠른 배달만으로는 부족
티빙은 프로야구, 프로농구 라이브 스포츠 중계와 티빙 오리지널, 인기 방송 VOD, 국내외 영화 및 해외시리즈, 실시간 뉴스채널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월 구독 요금(광고 요금제 기준)은 5500원이다. 6월 출시 예정인 배민클럽의 경우 약 2000원만 더 내면 무료 배달 혜택뿐 아니라 티빙 시청이 가능해져 수많은 이용객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민이 CJ와 함께 손잡고 파격적인 가격의 멤버십을 선보인 건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현재 쿠팡이츠는 배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작년 동기에 비해 56.3% 급증한 1044만 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다. 배민의 MAU가 같은 기간 2100만~2200만 명 수준으로 정체 흐름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배민 관계자는 “쿠팡이 처음 배달시장에 진입할 때만 해도 이처럼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쿠팡이츠는 배민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배달 시장은 배민과 이를 따라잡기 위한 요기요가 치열한 경쟁을 펼쳐 온 ‘양강 체제’였다.

이런 흐름에 균열이 생긴 건 2019년이다. 그해 5월 급증하는 배달 시장을 눈여겨보던 쿠팡이 이를 신사업으로 정하고 쿠팡이츠를 론칭하며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후 행보는 파격적이었다. 후발주자인 쿠팡이 판을 뒤집기 위해 꺼낸 카드는 일명 ‘한집 배달’이었다.

당시만 해도 배민이나 요기요는 배달 라이더가 2~3개의 주문을 동시에 받아 고객들에게 전달해주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배달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종종 소비자들의 불만도 제기됐다. 쿠팡은 이 점을 파고들었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한 명의 라이더가 오직 한 집만 배달하도록 해 훨씬 빠른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이커머스 시장을 평정한 쿠팡다운 행보였다.

전략은 적중했다. 쿠팡이츠의 빠른 배달 서비스는 금세 입소문이 나며 빠르게 고객 수를 늘려나가기 시작한다. 배민과 요기요도 후발주자인 쿠팡과 비슷한 한집 배달 서비스를 출시하게 만드는 등 시장의 판을 뒤흔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쿠팡 무료 배달뿐 아니라 OTT인 쿠팡플레이 시청, 쿠팡이츠 무료 배달 등 혜택을 ‘와우 멤버십’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월 7890원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수천만 명이 넘는 쿠팡의 고객들이 자연히 쿠팡이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완전히 밀려난 요기요와우 멤버십을 내놓은 뒤부터 쿠팡이츠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통합 혜택이 이용자들을 쿠팡 생태계 안에 가두는 록인 효과를 거두면서 쿠팡이츠의 이용자 확보와 활성화를 이끌었다. 그 결과 지난해 3월에는 MAU가 처음으로 요기요를 넘어서며 시장 2위에 올라섰으며 현재는 배민을 턱밑까지 추격 중이다.



배민이 이번에 CJ ENM과 손잡기로 한 것도 이대로 가다간 언젠가 쿠팡이츠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때마침 CJ ENM의 상황도 배민과 맞아떨어졌다. 티빙 역시 OTT 시장에서 쿠팡플레이의 급성장에 위기감을 느끼는 상황. 이번에 양사가 손잡고 파격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해관계가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함께 힘을 모아 배민은 배달 시장에서, 티빙은 OTT 시장에서 쿠팡을 견제하고자 하는 전략적 동맹을 맺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서비스 출시를 계기로 배달 시장을 둘러싼 배민과 쿠팡이츠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멤버십 업그레이드 외에도 배민과 쿠팡이츠는 주문한 상품을 1시간 내로 배달해주는 ‘퀵커머스’ 시장에서도 열띤 영토 확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배민은 홈플러스 등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해 빠르게 생필품을 배송해주는 ‘바로 배달’ 서비스를 최근 출시했다. B마트도 도심형 유통센터(Pick Packing Center, PPC)를 계속 늘려나가며 70여 곳으로 서비스 가능 지역을 넓혔다.

쿠팡도 스타벅스를 비롯해 최근 꽃, 반려용품, 뷰티용품을 단시간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 송파구·강남구 등 일부 지역에서 꽃, 반려용품, 뷰티용품 등을 배달해주는 것으로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는 ‘이츠마트’ 서비스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퀵커머스 최적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배달 시장의 강자였던 요기요는 두 회사에 밀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재 요기요의 MAU는 약 500만 명으로 각각 2000만 명대와 1000만 명대의 MAU를 기록 중인 배민이나 쿠팡이츠에 비해 큰 열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요기요는 2021년 8월 GS리테일,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 퍼미라가 요기요를 공동 인수했다. 배민 쿠팡과 달리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세 곳이 각각 30.0%, 35.0%, 35.0%의 비슷한 지분을 갖고 있다 보니 마케팅이나 빠른 의사결정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과 제휴하며 반등을 노리고는 있지만 계속해서 CEO가 교체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에서 요기요는 사실상 도태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왕좌를 지키려는 배민과 이를 빼앗으려는 쿠팡의 출혈 경쟁이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배달 업계에서는 이를 우려하는 시선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사는 고객의 배달 이용 허들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쿠폰과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인 만큼 배달앱의 비용도 늘어나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료 배달이 대세가 되는 시장에서 구독 고객의 주문이 늘수록 그만큼 배달 팁 부담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배달 앱의 수익성은 이전보다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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