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오는 16일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당 안팎에선 이번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며 당권 경쟁의 첫 분수령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고, 16일 선출을 당헌·당규에 따라 준비할 수 있게 하겠다”며 “절차대로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선관위는 오는 9일 첫 회의를 열어 원내대표 선출 일정을 의결한 뒤 공고한다는 계획이다.
6·3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등을 두고 날카롭게 대립했던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는 대선 패배 이후에도 서로 책임론을 제기하며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새 원내대표 선거는 이들이 공식적으로 맞붙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는 비대위 체제 연장을 바라는 반면, 친한계는 전당대회를 통한 정식 지도부 선출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비대위원장 지명권은 원내대표에게 있어 새 원내대표가 이를 행사하면 비대위 체제로, 그렇지 않으면 전당대회 수순으로 가게 된다.
다만, 원내대표직 도전 의사를 밝힌 이는 아직 없다. 권성동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친윤계에선 4선 김상훈·박대출·이헌승 의원과 3선 송언석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들은 과거 친윤계 지도부에서 당직을 맡았었다. 친윤계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 시절 야당일 때 원내대표를 맡았던 김기현·나경원 의원 추대론도 거론한다. 소수 야당이 된데다 새 정부 출범 직후인 만큼 ‘경력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친한계에선 한동훈 전 대표의 대선 후보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3선 김성원 의원이 거론되고, 계파색이 옅은 4선 김도읍 의원이나 3선 성일종 의원 등을 지원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친한계에서는 “특정 인물을 원내대표로 밀고 있지 않다”면서도 “개혁적인 인물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도부 선출과 관련한 계파간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서 “비대위원장까지 물러나면 권 원내대표가 자기 사람을 또 앉혀서 수렴청정하며 판을 주무르겠다 의구심을 사고 있다”며 “의구심에 화답하듯 비대위원들이 다 사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권성동 전 원내대표도 친한계를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권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차기 비대위원장 지명설을 부인하며 “본인들이 비난하던 극단 세력과 정확히 동일한 행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음모론까지 불사하는 조급증을 보니 참 딱하다는 생각”이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