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희생자 고 김충현씨와 관련해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으로부터 진상조사 요구안을 직접 전달받은 뒤 김씨의 유족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정비 업무 도중 숨진 고 김충현 씨의 끼임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엄중히 처리하고, 특별근로감독에 준하는 정도의 사업장 조치를 취하겠다. 같은 현장에 계신 협력업체 분들의 트라우마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생명·안전이 관계된 영역에 유능한 인력을 배치하고, 막을 수 있었는데 부주의나 무관심으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었다.
강 실장은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에게 사고 관련 진상조사 요구안을 전달받았다. 그는 “대통령비서실장이 서한을 받으러 온 것은 처음으로 안다. 저희가 아직 인선이 안돼, 경찰서장이 받아보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대통령께서 ‘그러면 안된다’고 말씀하시고, 저도 비서실장으로서 직접 나와서 받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그만큼 저희 의지가 강하다고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강 실장은 “7년 전 고 김용균씨가 사고를 당한 같은 장소에서 또 이런 일이 일어나 많이 당황스럽고 안타깝다. 안전 조치가 제대로 됐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는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이재명 정부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안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이재명 정부”라며 “이전 정부와 다르게 우리 정부에서만큼은 노동자들이 더는 눈물 흘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전설비 정비업무를 담당하는 2차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김씨는 지난 2일 홀로 작업을 하다가 공업용 선반 기계에 끼어 숨졌다. 7년 전에는 고 김용균 씨가 같은 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도중 기계에 끼어 숨졌다.
엄길용 위원장은 진상조사 요구안을 전달하며 “정권이 바뀌었으니 노동자가 일하다가 죽거나 다치지 않는 세상을 꼭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김씨의 사망사고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태성씨는 “(이재명 정부가) 민생을 중요하게 얘기하는데, 노동자 죽음이 진짜 민생이다. 그 죽음을 끊어내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했다. 같이 대통령실 앞을 찾은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도 “제발 이번 대통령만은 믿을 수 있도록 잘 좀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