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지만,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권 원내대표가 새로운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명해 당권을 다시 노릴 거라는 의혹을 친한계가 제기했는데, 권성동 원내대표는 허무맹랑한 음모론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대선 패배 이후 당내 불협화음은 더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문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사의를 표명한 지 하루도 안 돼 국민의힘 안에서는 권 원내대표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후임이 선출되기 전까지는 원내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만큼 권 원내대표가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명해 당권을 그대로 가져갈 거라는 주장입니다.
[김종혁/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결국은 자기 사람을 또 앉혀서 자기가 막후에서 수렴청정하면서 이 판을 주무르겠다."
[박정훈/국민의힘 의원]
"원내대표의 권한이 있으니까 비대위원장 지명권이 있어요. 지명권을 행사해서 전당대회를 안 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
주로 친한계를 중심으로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권성동 원내대표는 허무맹랑한 음모론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지도부 사퇴에도 불협화음이 계속되자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새 원내대표를 오는 16일에 뽑겠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용태/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제가 하고 있는 것이 당권 싸움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저를 둘러싸고 당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분들에 대해서도 관심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비상대책위원들이 모두 그만두고 혼자만 남은 상황에서, 김용태 위원장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전당대회를 빨리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친한계의 요구와 비대위를 새로 구성해 혼란부터 수습하자는 친윤계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해법을 놓고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김문수 전 대선후보까지 개인 자격이라며 돌연 현충원 참배에 나서면서, 차기 당권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김문수/국민의힘 전 대선 후보]
"더욱 행복한 우리 국민들이 될 수 있도록 호국 영령들께서 굽어살펴주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대선 패배 이후 사실상 리더십이 붕괴된 국민의힘이 소수 야당으로서의 정체성 고민은커녕 내부 갈등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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