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팔코네 검사 암살 등 100여건 살인 브루스카 자유의 몸
종신형 받았다가 검찰 마피아 수사에 협조해 감형


1996년 시칠리아섬 주도 팔레르모에서 체포된 조반니 브루스카의 모습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1992년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반(反)마피아 검사 조반니 팔코네를 암살하는 등 100여건의 살인을 저지른 시칠리아 마피아 두목이 자유의 몸이 됐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는 5일(현지시간) 시칠리아 마피아 두목 조반니 브루스카(68)가 2021년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4년간의 보호관찰을 마치고 모든 법적 제한에서 벗어났다고 보도했다.

그는 현재 시칠리아에서 멀리 떨어진 비공개 지역에 거주하며 신분을 숨기고 가명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호관찰이 종료되면서 야간 외출 제한(오후 8시∼오전 8시)과 주 3회 경찰서 출석 의무도 모두 해제됐다.

브루스카는 1992년 5월23일 시칠리아섬 팔레르모 공항 인근 카파치 고속도로에서 팔코네 검사와 부인, 그리고 경호를 맡았던 경찰관 3명을 암살한 인물이다. 그는 도로 밑 배수관에 설치한 폭탄을 원격 조작으로 폭발시켜 '카파치의 도살자'라는 악명을 얻었다.

숨진 팔코네 검사는 1986년 2월10일부터 1992년 1월30일까지 시칠리아 마피아 465명을 대상으로 약 6년간 열린 세계 역사상 가장 큰 마피아 재판인 '막시 재판'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브루스카는 또 조직을 배신하고 경찰에 협조한 조직원의 11세 아들을 납치해 살해한 뒤 시신을 산성 용액에 던져 증거를 없애는 잔혹한 범행도 저질렀다.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1996년 체포된 그는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2000년부터 검찰에 협조하며 수많은 마피아 조직원과 주요 범죄 정보를 자백해 25년형으로 감형돼 2021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브루스카가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됐다는 소식에 이탈리아 사회는 분노하고 있다. 팔코네 검사의 경호원이었다 피살된 안토니오 몬티나로의 부인 티나 몬티나로는 "그가 국가에 협조한 것은 인정하지만 협조자도 결국 범죄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카파치 학살과 다른 모든 희생자 가족에게는 결코 정의로운 결과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피에트로 그라소 전 국가 반마피아 검찰총장은 현지 일간지 팔레르모투데이에 "감정적 반응에 앞서 이성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브루스카의 자백은 또 다른 대규모 학살을 막고, 마피아 조직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가는 브루스카를 통해 세 번 승리했다. 그를 체포했을 때, 협조를 받아냈을 때, 그리고 마피아들에게 '협조하면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을 때"라며 "진정한 정의는 마피아를 뿌리 뽑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849 휴가날 ‘햄버거 회동’ 나간 군간부의 메모 “선관위, 명단, 확보, 짜증” [법정 417호, 내란의 기록] 랭크뉴스 2025.06.07
48848 프랑스 ‘라팔’ 격추한 싸구려 이미지 중국산 ‘J-10’ 전투기 위력은[이현호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5.06.07
48847 정명훈·조성진·선우예권 다 뜬다…박형준 시장도 피켓팅 실패한 공연 랭크뉴스 2025.06.07
48846 "5000피 시대연다"는 李…'밸류업 ETF' 사볼까 [공준호의 탈월급 생존법] 랭크뉴스 2025.06.07
48845 경제성장수석으로 바꾸고 AI수석 신설…이재명표 ‘실용주의’ 국정 드라이브 랭크뉴스 2025.06.07
48844 한미 정상 첫 통화 “관세 협의 조속 노력…이른 시일 내 만나기로” 랭크뉴스 2025.06.07
48843 아픈 만큼 성숙하는 ‘그저’ 성장통? 시간이 약 아니다 랭크뉴스 2025.06.07
48842 낡은 아파트 문 열자 20대 남녀 꽉 찼다…中 무허가 홈바 열풍 [세계한잔] 랭크뉴스 2025.06.07
48841 ‘300억 지원’ 백종원, 파격 결정...짜장면 값 실화야? 랭크뉴스 2025.06.07
48840 ‘빚더미’ 한전 어쩌나...전력망 투자에 73조 쓴다 랭크뉴스 2025.06.07
48839 한미 정상 첫 통화‥"관세 조속 합의 노력" 랭크뉴스 2025.06.07
48838 "이재명 동문 당선 축하"도 LED로…캠퍼스서 현수막 사라진다 랭크뉴스 2025.06.07
48837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주택 공급 물량 늘려야”[집슐랭] 랭크뉴스 2025.06.07
48836 억대 연봉 고객도 몰려왔다…'미국판 다이소' 씁쓸한 호황 랭크뉴스 2025.06.07
48835 낡은 아파트 문 열자 20대 남녀 꽉 찼다...中 무허가 홈바 열풍 [세계한잔] 랭크뉴스 2025.06.07
48834 트럼프 "미중 협상단, 9일 런던서 만날 것" 랭크뉴스 2025.06.07
48833 "다신 못 볼 수도"… 국민 품 곧 떠날라, 청와대로 몰려든 시민들 랭크뉴스 2025.06.07
48832 엄마·내연남, 이 말 안했다…'두번의 칼부림' 아들의 절규 랭크뉴스 2025.06.07
48831 [삶] "우린 진돗개만도 못한 사람들로 취급받고 있다" 랭크뉴스 2025.06.07
48830 등산 후 막걸리 참으세요, 근육통의 적입니다[수피의 헬스 가이드] 랭크뉴스 2025.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