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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위해 원전에 베팅
트럼프 행정부 ‘원전 산업 활성화’ 행정명령
이재명 정부 ‘AI 100조 투자’ 외쳤지만…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 선언


오덴세 소재 메타 데이터센터 / 메타 제공

인공지능(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원자력 발전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구동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건설에 수백조원을 쏟아부었는데,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원전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비교해 안정적으로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AI 시대 필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4일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내건 ‘AI 세계 3대 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내 원전 산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AI 투자 100조원’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AI 산업 육성에 필요한 원전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정책 엇박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해체 위기 원전까지 살린 빅테크… 메타, 원전 기업과 손잡아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는 3일(현지시각) 미국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20년간 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메타는 2027년 6월부터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콘스텔레이션의 클린턴 청정에너지 센터에서 약 1.1GW(기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구매하게 된다. 1GW는 약 100만 가구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콘스텔레이션과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대상으로 체결한 전력 구매계약(PPA)과 비슷하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가 발생한 스리마일섬 원전의 경우 해체 작업을 진행 중이었지만, MS가 20년간 전력을 해당 원전에서 구매하기로 하면서 재가동 절차에 돌입했다.

빅테크가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 기술에 앞다퉈 투자하는 이유는 원전이 AI 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저(低)탄소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를 포함한 빅테크 기업들이 “AI 야망을 뒷받침할 막대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첨단 AI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도시 단위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대형 원전에 비해 건설기간이 짧고 비용이 적게 드는 소형모듈원전(SMR)과 핵융합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구글도 같은날 핵융합 스타트업 TAE 테크놀로지스에 추가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SMR 개발사인 카이로스 파워와 에너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은 카이로스 파워의 차세대 SMR 건설을 지원하고 2035년까지 총 500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 구매한 전력은 구글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소형 원자로 개발사인 오클로와 에너지 공급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오클로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투자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해 10월 SMR에 들어가는 첨단 원자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X에너지에 5억달러(약 6800억원)를 투자했고, 도미니언에너지와 300㎿ 규모의 SMR을 건설하기로 했다. 또 워싱턴주 소재 발전사 에너지노스웨스트의 SMR 건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AWS는 에너지노스웨스트가 2030년부터 가동 예정인 SMR에서 320MW 규모의 전력을 구매하기로 했다.

챗GPT 달리3

미국 정부가 원자력 산업 부흥에 나서면서 테크 업계의 원전 선호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100GW 수준인 미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약 400GW로 4배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미 원자력 산업활성화를 위한 행정명령을 지난달 발표했다.

IT매체 테크크런치는 “최근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일기 전까지만 해도 원전은 풍력, 태양광, 천연가스 등에 밀려 퇴출 위기였지만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이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AI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현재의 2배인 약 945테라와트시(TWh)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일본 연간 전력 소비량보다도 조금 더 많은 수준이다.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 행사가 열린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李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원전 정책 향방은?
이 대통령은 AI 산업 육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정작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원전 관련 정책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지원으로 미래를 주도하는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면서도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조속히 전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산업계와 에너지 전문가들은 한국이 AI 강국으로 거듭나려면 원전 투자가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력 생산량이 들쭉날쭉해 원전이나 천연가스 없이는 필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원전, 재생에너지, 다른 에너지가 모두 복합적으로 필요한 에너지 믹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필수 전력을 저렴한 비용에 무탄소로 상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인 원전이 중요하다”며 “새 정부가 원전의 계속 운전을 보장하고 국내 원전 산업이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외교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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