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당선자가 3일 밤 인천 계양구 자택을 나와 손을 흔들고 있다. 김태형 기자 [email protected]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당선자는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어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과, 민심의 가늠자인 충청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앞지르며, 개표 2시간여 만에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다만 이 당선자의 실제 득표율은 과반 득표(51.7%)를 할 것으로 집계된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 미치지 못했다. 영호남 표쏠림 현상은 이번 대선에서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표율 99.21%인 4일 새벽 4시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상황을 보면, 이 당선자의 득표율은 49.33%로 김문수 후보(41.28%)를 8.05%포인트 앞섰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30%,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0.98%를 득표했다. 출구조사에선 이 당선자가 김 후보(39.3%)를 12.4% 앞선 것으로 예측됐는데, 이보다 격차가 줄었다.
이 당선자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영남과 강원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김 후보를 앞섰다. 우선 이 당선자는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김 후보를 따돌렸다. 이 당선자는 서울에서 46.70%를 얻어 42.10%를 얻은 김 후보와 4.6%포인트 차이였다. 두차례 도지사를 지낸 경기(52.13%)와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가 있는 인천(51.67%)에선 득표율이 과반을 넘어, 김 후보(경기 38.05%, 인천 38.44%)를 크게 앞질렀다.
‘대선 풍향계’ 충청에서도 이 당선자의 선전이 이어졌다. 특히 세종에서 이 당선자(55.62%)는 김 후보(33.21%)를 22.41%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대전에서 이 당선자(48.50%)와 김 후보(40.58%) 격차는 7.92%포인트였고, 충북(47.47% 대 43.22%)·충남(47.68% 대 43.26%)은 각각 4.25%, 4.42%포인트 차였다. 제주에서는 이 당선자가 54.76%를 얻어, 34.78%를 얻은 김 후보에 19.98%포인트 차로 크게 앞섰다.
21대 대통령 선거 지역별 득표율 현황
동서로 갈라진 지지는 이번 대선에서도 확인됐다. 이 당선자는 전남(85.87%)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광주(84.77%)와 전북(82.65%)에서도 80%가 넘는 지지를 받으며 호남이 민주당 초강세 지역임을 거듭 보여줬다. 반면 국민의힘 전통 지지 기반인 대구에선 23.22%, 이 당선자의 고향인 안동이 있는 경북에선 25.52%에 머물러, 김 후보(대구 67.62%, 경북 66.87%)에게 밀렸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 때 이 당선자가 대구(21.60%)·경북(23.80%)에서 얻은 득표와 비슷한 수준이다.
부산(40.14% 대 51.39%)·울산(42.54% 대 47.57%)·경남(39.4% 대 51.99%)·강원(43.95% 대 47.30%) 역시 김 후보가 이 당선자에게 앞섰다. 다만 울산과 강원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3~5%포인트였다.
한편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를 연령별로 보면, 50대 이하 유권자는 이 당선자를, 60대 이상은 김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변수를 더하면, 20대 남성이 가장 많이 지지한 건 이준석 후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이 당선자는 40대에서 72.7%로 가장 높았고, 50대 69.8%, 30대 47.6%, 20대 이하 41.3% 등 50대 이하에서 다른 후보를 제쳤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70대 이상에서 64.0%로 가장 높았고, 60대 48.9%로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1위였다.
이준석 후보는 20대 이하에서 24.3%, 30대에서 17.7%였는데, 성별 격차가 컸다. 20대 이하 남성의 이준석 후보 지지는 37.2%로 이 당선자(24.0%)와 김 후보(36.9%)보다 높았다. 반면 20대 이하 여성에선 이 당선자(58.1%) 지지가 가장 많았고, 김 후보(25.3%), 이준석 후보(10.3%)는 같은 연령대 남성보다 적었다. 30대 남성은 이 당선자(37.9%)가 가장 많았지만 김 후보(34.5%)와 엇비슷했고, 이준석 후보(25.8%)도 다른 연령·성별보다 높은 편이었다. 30대 여성은 같은 연령대 남성보다 이 당선자(57.3%) 지지가 더 높았고, 이준석 후보(9.3%) 지지는 더 낮았다. 김 후보(31.2%)는 비슷했다.
지상파 방송 3사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는 3일 아침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유권자 약 10만명을 대상으로 한 출구조사와 1만1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자 예측 전화조사 결과를 합산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0.8%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