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요인은 ‘내란 단죄’ ‘중도층 확장’
인수위 없이 4일 ‘미니 취임식’
당분간 용산 대통령실서 집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실시된 21대 대선에서 당선이 확정됐다.
이번 대선은 대통령 궐위에 따른 보궐선거로 치러졌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일 오전 7~9시 사이에 전체 위원 회의를 열어 ‘당선 확정’을 의결하면 당선인은 곧바로 대통령 신분이 된다.
이 당선인은 개표가 93.8% 진행된 4일 새벽 2시 30분 현재, 유효 투표의 48.8%를 얻어 42.1%의 표를 얻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앞섰다. 남은 표를 모두 김문수 후보가 가져가도 당락이 바뀌지 않는 ‘매직 넘버’를 달성하면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이 당선인은 당선이 확실시되던 이날 새벽 1시10분쯤 서울 여의도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사명을 지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러분이 제게 맡기신 첫 번째 사명인, 내란을 극복하고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겁박하는 군사 쿠데타가 없게 하는 일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스스로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라고 할 만큼 처절한 가난을 딛고 일어섰다. 가난은 오히려 생존의 원동력이 됐고 밑바닥 삶에서 탈출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해 인권변호사가 됐다.
이어 시민운동을 하다가 세상을 바꿀 힘이 필요하다고 느껴 정치권에 투신, 시장과 도지사를 거쳐 대통령까지 당선됐다.
이 당선인이 대선에 처음 도전한 때는 2017년 제19대 대선(민주당 후보)이었다. 하지만 당시 문재인 후보에 밀려 경선에서 3위로 탈락했다.
이후 2021년 7월 1일, 제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해 10월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됐지만, 결국 본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당시 국민의힘 후보)에게 0.73% 차이로 패배했다. 투표수 격차는 24만7077표로, 역대 최소였다. 직선제 실시 이후, 가장 많은 표를 얻고도 대선에서 패배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번 제21대 대선에서는 올해 4월 9일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경선에서 89.7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다시 한번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 당선인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4월 초 이후 주요 여론조사 ‘차기 대통령’ 지지도에서 줄곧 1위를 지켜왔다. 국민의힘 주요 대선주자들과 벌이는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일찌감치 50%가 넘는 지지율을 받아 승리를 예견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당선인의 당선 요인으로 작년 말부터 시작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계엄 및 탄핵 사태에 따른 ‘내란 단죄’ 여론이 투표 당일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부 중도층과 보수 유권자의 ‘반(反)이재명’ 정서에도 불구, 중도층 확장에 성공한 것을 가장 주효했던 요인으로 꼽는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이 당선인은 경선 초기부터 ‘외연 확장’에 성공했다. 아예 ‘나는 중도 보수’라고 언급하면서 진영의 영토 확장을 이뤘다”며 “동시에 윤여준·권오을 등 보수쪽 인사를 대거 영입하면서 이미지를 실체와 일치시키는 작업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마지막에 ‘진영 대 진영’의 결집이 이뤄진다 해도 결국 중도표를 얼만큼 끌어오느냐의 게임인데, 승리할 수 있는 교두보를 일찌감치 확보해 놓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의 패배요인으로는 윤 전 대통령과의 선 긋기를 명확하게 하지 못했을 뿐더러,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를 끊지 못하는 등 극우 및 뉴라이트 행보로 ‘중도층 확장’에 실패한 것 등이 꼽힌다.
김 후보는 이날 새벽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저에게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을 잊지 않겠다. 함께 뛰어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당선인에게는 “당선되신 이재명 후보님,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 지역의 투표율이 저조했다는 점도 김 후보 패배의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TK ‘투표율 80%·득표율 80%‘를 목표로 삼았지만, 정작 대구와 경북의 최종 투표율은 각각 78.3%, 77.4%에 불과했다.
이번 대선 투표율(잠정 집계 79.4%)이 20대 대선의 75.1%보다 4.3%포인트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 정당에겐 뼈 아픈 부분으로 지목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한 마디로 낙동강 벨트가 무너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당선인은 4일 하루 동안 역대 대통령이 거친 두 달의 인수 과정과 취임 첫날 일정을 하루만에 소화하게 된다.
첫 일정인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낮 12시쯤 국회 로텐데홀에서 약식 취임식을 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오후에는 용산 대통령실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주요국 수장들과 통화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 당선인이 ‘청와대 복귀’를 선언했던 만큼, 청와대 보수공사가 끝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하게 된다.
인수위 없이 4일 ‘미니 취임식’
당분간 용산 대통령실서 집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실시된 21대 대선에서 당선이 확정됐다.
이번 대선은 대통령 궐위에 따른 보궐선거로 치러졌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일 오전 7~9시 사이에 전체 위원 회의를 열어 ‘당선 확정’을 의결하면 당선인은 곧바로 대통령 신분이 된다.
제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당 주최로 열린 국민개표방송 행사에 참석해 꽃다발을 받고서 시민들을 향해 두 팔을 들어올려 인사하고 있다. /연합
이 당선인은 개표가 93.8% 진행된 4일 새벽 2시 30분 현재, 유효 투표의 48.8%를 얻어 42.1%의 표를 얻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앞섰다. 남은 표를 모두 김문수 후보가 가져가도 당락이 바뀌지 않는 ‘매직 넘버’를 달성하면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이 당선인은 당선이 확실시되던 이날 새벽 1시10분쯤 서울 여의도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사명을 지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여러분이 제게 맡기신 첫 번째 사명인, 내란을 극복하고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겁박하는 군사 쿠데타가 없게 하는 일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스스로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라고 할 만큼 처절한 가난을 딛고 일어섰다. 가난은 오히려 생존의 원동력이 됐고 밑바닥 삶에서 탈출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해 인권변호사가 됐다.
이어 시민운동을 하다가 세상을 바꿀 힘이 필요하다고 느껴 정치권에 투신, 시장과 도지사를 거쳐 대통령까지 당선됐다.
이 당선인이 대선에 처음 도전한 때는 2017년 제19대 대선(민주당 후보)이었다. 하지만 당시 문재인 후보에 밀려 경선에서 3위로 탈락했다.
이후 2021년 7월 1일, 제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해 10월 10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됐지만, 결국 본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당시 국민의힘 후보)에게 0.73% 차이로 패배했다. 투표수 격차는 24만7077표로, 역대 최소였다. 직선제 실시 이후, 가장 많은 표를 얻고도 대선에서 패배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번 제21대 대선에서는 올해 4월 9일 민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조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경선에서 89.7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다시 한번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 당선인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4월 초 이후 주요 여론조사 ‘차기 대통령’ 지지도에서 줄곧 1위를 지켜왔다. 국민의힘 주요 대선주자들과 벌이는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일찌감치 50%가 넘는 지지율을 받아 승리를 예견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당선인의 당선 요인으로 작년 말부터 시작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계엄 및 탄핵 사태에 따른 ‘내란 단죄’ 여론이 투표 당일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부 중도층과 보수 유권자의 ‘반(反)이재명’ 정서에도 불구, 중도층 확장에 성공한 것을 가장 주효했던 요인으로 꼽는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이 당선인은 경선 초기부터 ‘외연 확장’에 성공했다. 아예 ‘나는 중도 보수’라고 언급하면서 진영의 영토 확장을 이뤘다”며 “동시에 윤여준·권오을 등 보수쪽 인사를 대거 영입하면서 이미지를 실체와 일치시키는 작업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마지막에 ‘진영 대 진영’의 결집이 이뤄진다 해도 결국 중도표를 얼만큼 끌어오느냐의 게임인데, 승리할 수 있는 교두보를 일찌감치 확보해 놓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의 패배요인으로는 윤 전 대통령과의 선 긋기를 명확하게 하지 못했을 뿐더러,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를 끊지 못하는 등 극우 및 뉴라이트 행보로 ‘중도층 확장’에 실패한 것 등이 꼽힌다.
김 후보는 이날 새벽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저에게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을 잊지 않겠다. 함께 뛰어주신 당원 동지 여러분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당선인에게는 “당선되신 이재명 후보님,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 지역의 투표율이 저조했다는 점도 김 후보 패배의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TK ‘투표율 80%·득표율 80%‘를 목표로 삼았지만, 정작 대구와 경북의 최종 투표율은 각각 78.3%, 77.4%에 불과했다.
이번 대선 투표율(잠정 집계 79.4%)이 20대 대선의 75.1%보다 4.3%포인트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 정당에겐 뼈 아픈 부분으로 지목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한 마디로 낙동강 벨트가 무너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제21대 대선 당선이 확실시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외벽에 취임식 현수막이 걸리고 있다./뉴스1
한편, 이 당선인은 4일 하루 동안 역대 대통령이 거친 두 달의 인수 과정과 취임 첫날 일정을 하루만에 소화하게 된다.
첫 일정인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낮 12시쯤 국회 로텐데홀에서 약식 취임식을 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오후에는 용산 대통령실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주요국 수장들과 통화할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 당선인이 ‘청와대 복귀’를 선언했던 만큼, 청와대 보수공사가 끝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하게 된다.
그래픽=손민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