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재판서 참석자가 증언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24일 오전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불법계엄을 사전 모의한 자리로 알려진 이른바 ‘햄버거 회동’에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며칠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났다’고 자랑하듯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노 전 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에 대한 8차 공판을 열었다. 재판에선 증인으로 출석한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준장)에 대한 심문이 이뤄졌다. 구 준장은 지난해 12월3일 노 전 사령관, 김 전 대령과 함께 경기 안산시의 한 햄버거 가게에 모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직원 체포 관련 지시를 전달받은 인물이다.
구 준장은 검찰 측 질문에 답하면서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11월쯤 진급 관련 통화를 하다가 ‘내가 대통령도 잘 알고 있다’고 두세 번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2월3일 햄버거 가게에서 대화할 땐 ‘며칠 전에 대통령을 만났다. 내가 대통령한테 갔을 때 대통령이 나한테 거수경례하면서 사령관님 오셨냐고 얘기까지 했다’고 자랑하듯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간 윤 전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부인해 왔는데 다른 취지의 증언이 나온 것이다.
검찰은 구 준장이 회동 당시 작성한 메모도 법정에서 공개했다. 메모에는 ‘선관위’ ‘명단’ ‘확보’ 등이 적혀 있었다. 구 준장은 “(회동에서 논의된) 서류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었다”면서도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대령이) 계속해서 문서에 나온 이름들을 보면서 ‘이 시간이 되면 확보하고’라고 말하며 ‘확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반복돼서 기록해둔 거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대화하는 과정에서 첫 번째로 딱 들어온 키워드 중 하나가 ‘선관위’였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대령을 보면서 ‘(선관위원장은) 당신이 직접 확보해요’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구 준장은 ‘햄버거 회동’에 대해 “최종 임무를 확인하는 단계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구 준장은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대령이) 처음 만나서 대화하는 것 같지 않았고, 사전에 얘기한 상태로 와서 최종적으로 임무를 확인하는과정으로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