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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주 기자

제21대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촉구 집회가 열렸던 서울 여의도에서 최종 유세를 펼쳤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서울시청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대구에서 지지자를 만났다.

여의도 광장은 이재명 후보의 마지막 유세를 보러 온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광장 앞 횡단보도부터 경찰 통제가 이뤄졌다. 규모는 민주당 공보국 추산 5만여명에 이른다. 무대를 중심으로 둘러앉은 지지자들은 파란 옷을 입은 채 파란 풍선과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흔들며 “이재명 대통령” “빛의 혁명 완수” “진짜 대한민국”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이재명 후보가 무대에 오르기 전 윤여준 박찬대 상임 총괄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강금실 정은경 총괄선대위 위원장 등 캠프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해 지지를 호소했다.

긴장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이재명 후보는 여의도 광장에서 “지난해 12월 3일 내란의 밤 국회로 달려올 때의 그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온 힘을 다해 나서달라. 내일 반드시 새로운 역사를 출발시키자. 여의도는 내란의 어둠을 민주의 빛으로 몰아낸 역사의 현장이다. 빛의 혁명이 시작됐던 여의도에서 혁명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국회의사당이 자리 잡은 데다 그의 탄핵 촉구 집회도 열려 상징성이 큰 장소다.

이재명 후보는 “내일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판가름 나는 역사적인 분수령이다. 내란을 끝낸 국민 승리의 날로 기록될지, 내란 세력이 부활한 날로 기록될지는 오직 우리 모두의 실천과 행동에 달려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란 세력은 댓글 공작을 하고 가짜 뉴스를 유포하며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가 승리하지 못하고 윤석열의 아바타, 전광훈의 꼭두각시가 승리한다면 내란 수괴 윤석열이 다시 상왕이 돼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빛의 혁명을 완수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투표”라고 강조했다.


이병주 기자
이재명 후보 마지막 유세의 피날레는 애국가였다. 그는 연설을 마친 뒤 무대에서 뒤돌아서 화면을 보며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했다. 애국심을 고취하는 한편 그가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운 ‘진짜 대한민국’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최현규 기자
김문수 후보는 이날 제주를 시작으로 부산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역으로 상경한 뒤 곧장 서울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올랐다.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와 딸 동주 씨, 사위, 손자 손녀가 함께였다. 그는 “본인이 떳떳하고 자신 있는데 왜 모든 법을 만들어, 악법을 만들어 괴물 독재를 하냐”라면서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다. “다섯 가지 재판을 받고 가족이 법인 카드를 그냥 쓰고 자식도 도박을 하고 음란 사이트에 들어가 여러 욕설을 퍼부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겉옷을 벗어 상의에 적힌 ‘국민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를 내보인 뒤 “여러분이 제 방탄 조끼다. 저는 방탄 유리도 필요없다. 제 양심이 방탄 유리다”라고 말했다. 그는 무대 위에 오른 가족을 일일이 소개한 뒤 “모든 리스크를 다 짊어지고 온갖 사법 처리 대상이 되고 온갖 욕설과 음란에 빠진 가정을 원하지 않지 않냐. 많은 분이 꼭 투표해 내일 민주주의의 혁명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소중한 한 표로 경제를 살리는 경제 혁명의 날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하며 큰절로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다.


연합뉴스
대구 수성못 상화 동산을 마지막 유세장으로 점찍은 이준석 후보는 무대에 올라 “저는 대구 경북 출신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둬 100% TK의 DNA를 가졌다. 이번에는 TK가 가장 진취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유세 전 취재진을 만나 “집안 뿌리가 경북이고 이 지역의 근간이 됐다고 생각하는 정치는 영남 사람의 정치”라고 말했다. 개혁 보수의 이미지를 차용한 그가 보수의 심장으로 꼽히는 대구 유권자의 표를 끌어내야 입지를 계속 키워나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후보는 “계엄과 탄핵 사태를 겪고도 대구가 지금까지의 관성에 따라 투표하게 된다면 대한민국 전체가 대구를 다시 한번 이상하게 볼 것이다. 국민에게 계엄이라는 트라우마를 안겨준 사람들은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도 청산 대상이다. 무책임하기 때문이다. 내란 세력과 환란 세력 둘 다 청산하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누군가는 제게 단일화하라고 하지만 제게 뭘 보장해준다는 것을 받아 뭐하겠냐. 저는 비록 굶더라도 호랑이가 되는 길을 택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은 박빙을 주장하지만 이미 여론 조사 기관과 각 당 내부 조사 판세 분석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의 당선은 저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면서도 “앞으로 이재명 후보의 폭주를 막을 유일한 사람은 이준석이다. 제게 그 역할을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꼭 힘을 실어주셔야 한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공식 선거 운동이 종료되는 이날 자정까지 대구 동성로에서 거리 인사를 하며 마지막 표심 모으기에 집중할 에정이다. 이후 3일 오전에는 부산을 찾아 유권자의 투표를 독려할 계획이다.

김진욱 박장군 이강민 성윤수 기자 [email protected]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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