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지표로 본 막판 대선 판세 분석
김문수 사전투표 폭망·이준석 자폭, 이재명 ‘박근혜 최다득표율’ 깨나 [논썰] 한겨레TV
안녕하세요. 논썰의 손원제입니다.
6·3대선 사전투표가 마무리됐습니다. 이제 새 대통령 선출까진 대선 당일 본투표만이 남았습니다. 지난 28일부터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깜깜이 기간입니다. 그러다보니 각당과 대선 후보들은 서로 자신이 유리하다고 주장하면서도 객관적 데이터를 댈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일방적 주장이 난무하다보니 헷갈리거나 걱정되는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논썰에서 막바지 판세를 가늠해 볼 수 있는 2가지 지표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또 3차 대선 티브이 토론회 뒤 막판 변수로 등장한 역대급 ‘이준석 망언’의 파장에 대해서도 짚어보겠습니다.
김문수 사전투표 폭망·이준석 자폭, 이재명 ‘박근혜 최다득표율’ 깨나 [논썰] 한겨레TV
“오늘만 기다렸다” 첫날 사전투표율 역대 최고치
이번 사전투표 투표율은 역대 두번째로 높은 34.74%를 기록했습니다. 2022년 20대 대선 때(36.93%)보다 2.2%포인트 낮았습니다. 29~30일 이틀 모두 평일에 치러졌음에도 첫날 역대 최고치(19.58%)를 기록하는 등 이번 대선에 쏠린 국민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습니다. 지난 26일 마감된 재외국민투표율(79.5%)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죠.
이택수(리얼미터 대표) “지금 진보층의 사실 분노의 투표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시민(작가) “지금은 무지무지하게 많이 이겨야 돼요. 어마어마하게 이겨야 된다고. 내란을 종식하려면.”
김어준 “그리고 너무 오래 기다렸어. 투표를 너무 하고 싶어 가지고.”
유시민 “투표 마려워.”
(29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김문수 사전투표 폭망·이준석 자폭, 이재명 ‘박근혜 최다득표율’ 깨나 [논썰] 한겨레TV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지지층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 지지층이 더욱 적극적으로 투표에 임하고 있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김 후보 지지층에는 광범위하게 퍼진 부정선거론의 영향으로 사전투표에 부정적인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애초 사전투표제 폐지를 공약했던 김 후보가 직접 사전선거 첫날 투표에 참여하며 지지층도 사전투표에 나서달라고 독려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았던 걸로 보입니다. 자업자득입니다. ‘사전선거 아무 문제 없으니 걱정 말고 열심해 투표해달라’고 호소해도 지지층의 기존 생각을 바꾸기가 쉽지 않을 텐데, 김 후보는 오히려 불신을 부추기는 발언까지 내놨죠.
“만약에 사전투표에 부정이 있다고 생각하면 바로 신고하세요. … 적발하면 완전히 판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김문수 후보, 28일 경남 창원 유세)
가뜩이나 부정선거론에 심취한 사람들로선 사전투표를 해도 괜찮다는 건지 아니라는 건지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메시지가 애매하다 보니까 온갖 루머들이 지금 떠돌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김문수 후보가 사전투표한다라는 육성의 메시지는 사실 민주당이 조작한 것이다라는 루머 같은 것을 막 사람들이 또, 우리 지지층들이 퍼나르는 거예요. 저건 민주당이 가짜로 김문수 목소리를 녹음시켜서 페이크다.”(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29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김문수 사전투표 폭망·이준석 자폭, 이재명 ‘박근혜 최다득표율’ 깨나 [논썰] 한겨레TV
실제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경기도 안산 김 후보 유세 현장에선 김 후보가 “여러분, 투표하셨느냐”고 묻자 지지자들이 “아니요” “부정선거”라고 답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또 없습니다.
본투표에서 김 후보 지지층이 더 많이 몰려나와 전체 투표율에서 이 후보 지지층을 역전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합니다. 윤석열이 당선된 지난 20대 대선에선 팽팽한 대결 끝에 결과적으로 윤 후보 지지층이 이재명 후보 지지층보다 더 많이 투표장에 나온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선거 지형이 이 후보 쪽으로 기울어진 채 한번도 지지율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보수 유권자들의 마지막 기대를 모았던 보수 후보 간 단일화도 결국 무산됐습니다. 김 후보 지지층이 반드시 투표장에 나올 유인이 지난 대선만큼 크지 않다는 얘깁니다.
김문수 사전투표 폭망·이준석 자폭, 이재명 ‘박근혜 최다득표율’ 깨나 [논썰] 한겨레TV
이택수 “김문수 후보 지지층은 지금 단일화도 잘 안 돼서 어차피 질 선거, 뭐 그래서 지금 응집력이 굉장히 약하다는 거죠.”
김어준 “나는 지금 수치보다도 국민의힘 지지층이 더 적게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왜냐하면 하도 단일화를 띄워나 가지고 단일화가 망하는 순간 야 다 끝났구나 이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어 버렸어요.”
박시영 “과거에는 호남에 있는 분들이 전화가 와요. 사전투표를 해야 하냐 말아야 하냐. 호남이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대구·경북이 이제 그 뒤에 본투표율 강해지잖아요. 일반적 속성인데, 근데 저는 그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호남 적극적으로 하셔라. 왜냐면 판이 빨리 끝나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29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물론 김 후보 지지층이 많은 고령층의 경우 투표율이 늘 높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본투표를 포함한 전체 투표율이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중앙선관위 의뢰로 한국갤럽이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선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70대 이상의 경우 지난 대선(95.0%)보다 3.8%포인트 낮은 91.2%로 나타났는데요. 실제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분명한 건 더 많이 투표장에 나가 찍는 쪽이 이긴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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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우세’ 여론조사 흐름 변화 없어
지난 28일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을 맞아 그 직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들이 일제히 공표됐습니다. SBS·입소스 조사(25~27일)에선 이재명 48%, 김문수 34%, 이준석 10%로 이재명-김문수 후보 간 차이가 14%포인트에 이르렀습니다. MBC·코리아리서치 조사(26~27일)에선 이재명 43%, 김문수 36%, 이준석 11%로 이재명-김문수 후보 간 차이가 7%포인트였습니다. 그 직전 중앙일보·한국갤럽 조사(24~25일)에선 이재명 49%, 김문수 35%, 이재명 11%로 나타났고,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24~25일)의 경우 이재명 45.9%, 김문수 34.4%, 이준석 11.3%를 기록했습니다. 이재명-김문수 후보 간 격차가 7%포인트에서 14%포인트까지 차이가 납니다만, 이 후보가 안정적으로 김 후보를 앞선다는 사실은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약 2주전까지 이 후보가 50% 지지율을 넘긴 반면 김 후보는 20%대를 넘지 못하는 조사 결과가 쏟아지던 때보다는 전반적으로 격차가 줄어들었습니다. 윤석열 탈당과 한동훈 전 대표의 유세 가세 등으로 어느 정도 보수 결집이 이뤄지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풀이됩니다. 이재명 후보의 커피 원가 발언과 ‘호텔 경제학’ 예시, 민주당의 대법관 증원 법안 등에 대한 보수 후보들과 매체의 공세가 거세진 것도 같은 시기의 일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50%를 넘어섰다가 거기서 내려왔고, 김문수 후보는 30%를 못 넘다가 확 넘어섰으니까 이게 더 크게 보이는 거거든요.”(장슬기 MBC 데이터 전문기자, 28일 MBC ‘뉴스 바사삭’)
그러나 1주일 남짓 출렁이던 두 후보 지지율 격차는 다시 10% 안팎으로 안정돼가고 있습니다. 이 후보는 40% 중반 밑으로 더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40% 후반대로 올라간 조사들이 여럿 나왔습니다. 김 후보 지지율은 40%를 뚫지 못하고 30%대에 고착화하는 모양새입니다. 김 후보 쪽이 유일하게 기대를 걸었던 보수 단일화마저 무산되면서 사실상 승부는 결정됐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문수 사전투표 폭망·이준석 자폭, 이재명 ‘박근혜 최다득표율’ 깨나 [논썰] 한겨레TV
“마지막 변수가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였는데, 그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했기 때문에 큰 변수는 사실 거의 사라졌다 이렇게 보이고요. 그래서 공표(금지)하기 전에 마지막 나왔던 여론조사 결과가 이대로 굳어지는 게 아닌가 저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우상호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 29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
40% 후반대까지 올라간 결과에 비춰보면, 이 후보의 실제 득표율은 50%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48%는 뭐냐면 ‘모름’ 응답, 그 다음 ‘지지 후보 없음’을 빼고 다시 계산하면 이미 50%로 넘어가는 숫자입니다. 그러니까 뭐 이건 매직 넘버라고 하죠.”(박성민 민 대표, 25일 KBS ‘여의도 라이브’)
장슬기 “기본적으로 왜 이렇게 여론조사보다 득표율이 맨날 높아요,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들 있는데, 여론조사에는 잘 모르겠다거나 지지 후보가 없다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더 낮은 거고 실제 투표장에 가서는…”
진행자 “선택을 하니까요.”
장슬기 “찍으시니까 여론조사 지지율보다는 항상 좀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는 정도는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진행자 “… 지금으로서는 50% 이재명 후보가 넘길 가능성이 많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장슬기 “저는 50% 가까이 나올 거라고 보고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은 40% 후반대니까요. 그렇게 나오고 있는데 이준석 후보에서 이탈 표가 얼마나 될 것이냐 이런 것들을 고려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장슬기 MBC 데이터 전문기자, 28일 MBC ‘뉴스 바사삭’)
상당수 여론조사에서 각 후보 지지율이 출렁인 것과 달리, ‘여론조사 꽃’의 조사 결과는 대체로 이재명-김문수 후보 간 격차가 큰 변동 없이 17~18%를 유지해왔습니다. 26일 발표한 조사 결과는 이재명 48.9%, 김문수 30.8%, 이준석 9.6%였고, 깜깜이 직전 마지막 조사(26~27일)에선 이재명 50.3%, 김문수 32.7%, 이준석 9.4%였습니다.
김어준 “할 때마다 샘플도 다르고 다 대상이 다른데 할 때마다 똑같습니다. … 다자 대결. 이재명 50.3, 김문수 32.7 똑같습니다. 17.6%포인트 차고요.”
유시민 “질문 하나 해도 돼요? 지금 시청자들이 제일 궁금한 거는 왜 거의 같은 시기에 조사를 했는데 조사 기관마다 차이가 왜 이렇게 크냐?”
박시영 “그거는 제일 큰 차이는 사실은 조사 시간대를, 그게 제일 중요해요.”
김어준 “시간대, 그리고 요일. 우리는 저녁까지 하거든요. 그래서 퇴근 시간 이후도 조사하는데, 퇴근 시간 이후 조사를 하면 비용이 많이 들어요.”
(29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조사 시간과 방식의 차이가 왜 중요할까요? 이로 인해서 실제 표집되는 조사 대상의 구성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라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비용 문제로 일과 시간에만 조사를 하면 상당수 직장인과 학생 등이 누락되고 무직이나 전업주부 등 이념상 보수 성향일 가능성이 높은 층이 과표집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겁니다. 실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확 떨어지고 김문수 후보 지지율은 약진한 조사들의 경우 보수층 표집수가 직전 조사보다 수십명에서 100명 넘게 늘어난 경우가 많았습니다.
박시영 “표집 차이를 불러오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조사 시간대가 제일 많고, 그 다음에 RDD 조사냐, 안심번호냐, 휴대폰 가상번호 조사냐에 다라서 있고, 요일도 있고 콜백도 있는데, 그래서 이제 중도층의 표심을 유심히 보실 필요가 있어요.”(29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이처럼 보수 과표집에 따른 영향을 제거하면 큰 틀의 여론지형은 계엄 이후 큰 변화 없이 55 대 35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겁니다.
유시민 “아까 우리 시작할 때 지난 계엄 이후에 있었던 일들을 주요 장면을 쭉 보여줬잖아요. 그 많은 일들을 거치면서 겪으면서 형성된 여론 지형이에요. 이게 어느날 만들어진 게 아니에요.”(29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다만 보수나 진보 과표집이 반드시 조사 시간이나 방식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특정 국면에서 보수나 진보가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정도에 차이가 날 수 있고, 이 또한 자연스러운 여론의 표출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계엄 직후 탄핵을 촉구하는 진보층이 여론조사에 적극 응답한 경우나 국민의힘의 황당한 후보교체 시도 뒤 보수층의 여론조사 응답이 크게 줄어든 경우 등도 있었습니다.
김문수 사전투표 폭망·이준석 자폭, 이재명 ‘박근혜 최다득표율’ 깨나 [논썰] 한겨레TV
“그니까 뭐 후보 교체를 하려고 막 새벽 3시에 한덕수 전 권한대행을 이렇게 뭐 MBTI까지 받고 막 이런 난리가 났었는데, 그 난리가 나는 와중에는 이제 국민의힘을 지지하시는 분들 혹은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여론조사에 응답하기가, 그냥 꼴배기가 싫었던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가 조금 더 그때 50%를 넘어섰을 때는 그렇게 해서 약간 반사 이익을 봤던 측면이 있는 거고.”(장슬기 MBC 데이터 전문기자, 28일 MBC ‘뉴스 바사삭’)
어느 쪽이든 여론조사상의 단기적 출렁임은 잦아든 듯 보입니다. 투표 결과도 내란 종식을 바라는 도도한 저변의 여론지형에 수렴할 가능성이 커진 셈입니다. 이런 기조가 이어진다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여론조사 수치를 뛰어넘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록한 역대 최고 득표율(51.55%)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문수 사전투표 폭망·이준석 자폭, 이재명 ‘박근혜 최다득표율’ 깨나 [논썰] 한겨레TV
‘역대급 망언’ 이준석 10% 돌파 전망 엇갈려
3차 대선 토론회에서 나온 이준석 후보 ‘젓가락’ 망언의 파장을 두고는 전망이 갈립니다. 온국민을 대상으로 결코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심각한 언어 폭력을 저질렀다는 데는 이론이 거의 없습니다.
“토론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역대급 막말 대잔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국민들 볼 낯이 없습니다.”(윤건영 민주당 의원, 28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깜짝 놀란 게 역대급 망언이 나왔잖아요. … 앞으로 정치하면서 두고두고 본인에 대해서 회자될 그런 망언한 거예요.”(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28일 MBC ‘뉴스외전’)
이 후보가 진솔하게 사과하기는커녕 자신은 충분히 순화해 발언을 한 것이라 문제될 게 없다고 강변하면서, 비판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김문수 사전투표 폭망·이준석 자폭, 이재명 ‘박근혜 최다득표율’ 깨나 [논썰] 한겨레TV
“제가 한 질문 가운데 어디에 혐오가 있습니까? 성범죄자로 지탄받아야 할 이는 누구입니까? … 진실을 덮으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맞설 것이며, 법적 책임도 함께 물을 것입니다.”(이준석 후보, 29일 국회 기자회견)
이런 적반하장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서용주(맥 정치사회연구소장) “본인이 대선 토론에서 공중파를 통해서 대한민국 거의 한 천만에 가까운 시청자들에게 그런 젓가락 발언을 했어요. 상스러운.”
박원석(전 정의당 의원)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후보자의 가족이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인식하고 있고 국민들한테 뭐라고 해명할 거냐 이렇게 검증을 시도한 게 아니잖아요. … 그게 가치 중립적 표현이에요. 근데 본인이 했던 젓가락 등등이 가치 중립적 표현입니까? 이게 또다시 이준석 프레임을 만들어가지고 지지자들 가스라이팅하고 국민들을 기만하려고 하는 거예요.”
(29일 SBS 유튜브 ‘본방불가’)
발언 자체를 왜곡해 전달했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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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이준석 후보가 자주 출몰한 것으로 자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 커뮤니티, 거기에 또 어떤 유튜브에서 이렇게 편집해서 올려놓은 그런 게 있어요. (댓글이 어떤 사이트에.) 근데 그게 사실 거기 나오는 표현을 보고 한 거 같은데, 젓가락만 똑같은 표현이고, 그 댓글은 이렇게 남자를 얘기한 댓글이거든 그게. 그러니까 지어낸 거야.”(29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이재명 후보 아들이 젓가락 발언을 했다는 사실은 검찰 공소장에 기재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발언 대상은 여성이 아닌 남성입니다. 이걸 이준석 후보가 맘대로 여성이 대상인 것처럼 바꿔 공격했다는 겁니다. 더구나 이 발언을 할 당시엔 이준석 후보는 이 말이 이 후보 아들 말이 맞는지도 확인하지 못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나중에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이런 말을 이재명 후보 아들이 실제 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토론회 당시엔 이 후보 아들 말인지도 확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상조차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꿔 발언했던 겁니다. 시정잡배 입에서나 나올 법한 적나라한 묘사를 동원해 경쟁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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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방송에 어떤 패널이 나와서 그 얘기를 한다, 그분 방송 출연 정지예요.”(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 29일 MBC ‘뉴스 바사삭’)
심지어 직접 이재명 후보에게 질문하지도 않았습니다. 제3자인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질문을 던져 비판을 끌어내려 했습니다. 당당하지 못하고 교활합니다.
서용주 “제가 보기에는 해명에 계속 자기 스스로의 발목을 잡고 있어요. 뭐라 그랬냐면 무슨 내가 권영국한테 얘기한 것은 돌려치기 하기 위해서 했다라는 식으로 지금 자백을 하고 있는 거잖아요. 정말 외곽을 때리는 노련한 혹은 교활한 정치공학을 시전해 보이고 있구나 이런 느낌을 주잖아요.”(29일 SBS 유튜브 ‘본방불가’)
다만 빗발치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번 망언이 실제 대선 득표율에 영향을 줄지를 두고는 견해가 갈립니다. 이 후보 지지층의 독특한 성격 때문입니다.
“사실 이준석 후보의 10% 정도의 지지도는 그것을 성 연령별로 구분을 해보면 남성 청년 중에 많습니다. 그렇게 따진다면 아주 눈에 띄게 확 빠지지는 않을 수 있다라는 거고요. … 보수 성향이신 분들 중에서 이준석 후보 쪽으로 일부 흐르는 그런 것도 기대했을 수 있겠습니다. 만약에 그런 효과가 있다면 이건 노이즈 마케팅 효과로서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라는 가설이 있습니다.”(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 28일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반면 중도나 여성 지지층의 표심에는 분명히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장슬기 “개혁신당 쪽에서는 오히려 이재명 후보를 원래 지지했다가 이준석 후보로 넘어온 지지층이 빠질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설명을 하더라고요.”
진행자 “그 사고를 치는 바람에 두 자릿수 지지율이 나올까 안 나올까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장슬기 “저는 두 자릿수를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어제 이후에 개혁신당 탈당하시는 분들이 많이 생기셨다는 얘기도 들었고. 그리고 기존에 2030 같은 경우는 … 투표율이 그렇게 높은 세대는 아니기 때문에 조금 불안한 측면이 있었을 거예요. 이준석 후보도. 2030이 투표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그 이후에 405060에서의 이준석 지지율은 떨어질 개연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에 그래서 10%가 간당간당하기 때문에 넘지 못하지 않을까 이렇게 보입니다.”
(28일 MBC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국민의힘에선 김문수 후보가 어부지리를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김문수 사전투표 폭망·이준석 자폭, 이재명 ‘박근혜 최다득표율’ 깨나 [논썰] 한겨레TV
“이게 어떻게 보면 이번 대선에 완전히 향배가 바꿔지는, 기류가 바뀌어지는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크다고 봅니다. 우선은 이준석 후보는 이것으로 인해서 굉장히 많은 타격을 받았을 겁니다. … 이준석 후보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타격을 받아서 보수표 김문수한테 갈 표가 이준석한테 갔던 것들이 다시 넘어오거나 아니면 더 넘어가지 않는,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 수도 있고. 민주당 입장에서는 … 이것으로 인해서 더 많이 이탈이나 빠져나가지 않을까, 중도나 여성층이나 청년들 표가 이렇게 된다고 한다면, 결국에는 김문수 후보에게 생각지도 않은 논두렁에서 산삼 줍듯이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도 듭니다.”(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29일 YTN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개인적으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이런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고도 한줌의 지지층만 바라보며 제대로 된 반성도 사과도 거부해서야 이준석 후보가 앞으로 정치를 계속 할 이유나 자격이 있느냐는 의문이 듭니다.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를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왜곡된 근거를 동원해 경쟁자를 흠집내려 교활한 술수를 부려서는 안 됩니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면, 정정당당하게 온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언어로 짚고 따져야 마땅합니다. 이 후보는 이런 기본을 내팽개쳤습니다. 이 후보는 최근 몇차례 노무현의 정신을 본받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죠. 노 전 대통령이 살아서 이 광경을 보고 있다면, 어떤 평가를 내리시겠습니까? 이준석 후보는 지금이라도 진심을 담아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실천하는 것만이 그나마 정치인으로서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깨닫기 바랍니다.
이번 대선은 내란 극복과 헌정·민생 회복을 위해 국민의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돼야 합니다. 이런 시대정신을 망각하고 오직 권력을 유지하거나 장악하기 위해 너저분한 네거티브 공세에 몰두하는 세력에겐 국민의 냉엄한 심판이 내려질 것입니다.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바로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연출·편집 조소영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