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언어 성폭력’ 파문을 일으킨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의원직 제명 주장에 대해 “절대 막아야 한다”며 이 후보를 엄호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인 나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 아들의 패륜적 성폭력 망언을 지적하자, 민주당은 이준석 후보의 의원직 제명을 공개 협박한다”며 “이것이 바로 이재명의 민낯이자 이재명 총통이 가져올 공포사회의 섬뜩한 예고”라고 썼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지난 27일 이 후보가 3차 대선 티브이(TV) 토론에서 한 언어 성폭력에 책임을 지고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고 의원직 역시 사퇴하거나 제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개혁신당 당원들에게 “(의원직 제명은) 사실을 검증하고 공익적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정치적 보복으로 대응하는 현실”이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나 의원은 이 후보의 이런 메시지가 나온 뒤 글을 올렸다.
나 의원은 “이준석 제명, 절대 막아야 한다. 오늘의 이준석이, 내일의 당신이 될 수 있다”며 “이재명이야말로,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제명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나 의원은 이번 대선을 “체제 전쟁”으로 규정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강하게 공격해왔다.
그는 당내 대선 경선을 치르던 지난달 15일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드럼통에 들어갈지언정 굴복하지 않는다”며 자신이 드럼통에 들어간 합성 사진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드럼통은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신세계’에서 조직폭력배가 드럼통에 사람을 가둬 협박하거나 시신을 유기할 때 나온 뒤 극우 커뮤니티 등에서 이 후보를 비방하는 의미로 쓰이고 이다. 당시 민주당은 나 의원이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나 의원은 3차 티브이 토론 다음날인 28일 페이스북에 “그 막장 욕설을 지적한답시고, 방송에서 할 말 못 할 말 구분 못 하고 전 국민 앞에서 똑같이 옮긴, 참담한 판단력의 후보”라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그의 의원직 사퇴를 압박하자 이준석 후보의 언어 성폭력보다 이재명 후보 아들의 ‘원문’에 대한 사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꾸었다.
앞서 이날 오전 나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후보의 장남이 과거 상습도박을 하고 인터넷에 성적 혐오 댓글을 남겨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것을 지적하며 “이 후보가 ‘아들을 잘못 키운 내 부덕’이라고 했으면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그러나 사과는커녕 오히려 (문제를 제기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