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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선 맞아 방한한 美 국제선거감시단
전국 투표소에서 선거 모니터…부정선거 정황 발견하기도
“미국의 내정간섭? 우리는 민간단체…오히려 中·北 내정간섭 차단이 목표"

“한국의 투표 시스템은 절차적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해 왔지만 정부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폐쇄적인 태도를 고수하며 제도적 신뢰를 낮췄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지난 25일 방한한 국제선거감시단. 그랜트 뉴섬 전 미국 해병대 전략장교, 모스 탄 전 국제형사사법대사, 존 밀스 전 국방부 사이버보안정책국장, 브래들리 테이어 시카고대 정치학 박사(왼쪽부터). /현정민 기자

지난 25일 방한한 ‘국제선거감시단(U.S. Election Monitoring Delegation)’은 입모아 강조했다. 이들은 제21대 대선을 맞아 한국의 선거 시스템을 감시하기 위해 방한한 민간 조직으로, ▲모스 탄 전 미국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 ▲존 밀스 전 국방부 사이버보안정책국장 ▲그랜트 뉴섬 전 해병대 전략장교 ▲브래들리 테이어 시카고대 정치학 박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한국의 선거를 직접 참관해 선거의 절차적 공정성 여부를 검증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지난 29일부터 양일간 사전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선거 과정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투표 첫날에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투표 용지가 투표소 외부로 반출되는 사고가 벌어졌으며 강남구에서는 남편의 신분증으로 대리 투표를 하던 계약직 공무원이 붙잡히기도 했다. 경기 부천·김포 지역에서는 22대 총선 투표용지가 발견되며 선관위의 관리 부실이 또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국민의 힘 장동혁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30일 “선관위가 발표한 사전투표자 수와 실제 투표자 수에 차이가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31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국제선거감시단은 한국의 폐쇄적인 선거 시스템을 지적, 절차적 투명성 보장을 위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한국의 선거 제도를 두고 무수한 의문이 제기됐으나 별다른 개선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선거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했다는 것이 이들의 총평이다. 다음은 국제선거감시단과의 일문일답.

─국제선거감시단에 대해 소개해달라. 언제 결성됐으며, 어떻게 한국행을 결심하게 됐나.

모스 탄(이하 탄) “국제선거감시단은 2024년 말부터 활동 논의가 시작, 올해 3월 말 결성된 민간 감시단이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더욱 견고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행을 결심했다. 한국은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며, 중국과 북한의 정보전이 집중된 전략적 요충지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훼손되면 그 여파는 아시아뿐 아니라 국제 질서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국제사회는 지금 한국의 선거 시스템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중국 공산당의 간섭, 선거 신뢰도 하락 등의 문제는 미국에도 적용되고 있는 문제이기에 더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그랜트 뉴섬(이하 뉴섬) “2020년 한국 총선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처음에는 문제가 있으리라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조사를 진행하면서 선거 과정에서 상당한 비정상적 패턴을 발견했다. 통계적으로 불가능한 개표 결과, 우편투표 배송 기록 불일치, 불가능한 속도의 투표 정황 등 심각한 사례들을 접하며 2022년 대선, 2024년 총선까지 감시를 진행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한국에 직접 오게 됐다.”

그랜트 뉴섬 전 미국 해병대 전략장교. /현정민 기자

─방한 이후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하다. 선관위와도 접촉을 시도한 것이 사실인가.

뉴섬 “사전투표가 진행되기 약 일주일 전 쯤 서울에 도착해 곧바로 활동을 시작했다. 사전투표소 현장 방문, 시민단체 및 언론 인터뷰, 집회 참여 등 주요 일정을 소화하며 바쁘게 보내고 있다. 미국 CBS, Newsmax 등 매체와도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한국의 언론 및 유튜브 채널과도 접촉했다. 자발적으로 선거 감시에 나선 시민단체 관계들과도 소통하며 선거 감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중앙선관위에도 수차례 참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감시단이) 국제법이 규정한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활동할 것을 밝혔음에도 사실상 외부 감시를 완전히 차단한 것이다. 이는 선거에서 지켜져야 할 투명성 여부를 의심케 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다.”

─전문가로서 한국의 선거제도를 평가한다면. 어떤 제도적 결함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브래들리 테이어(이하 테이어) “개인적으로 한국의 선거제도는 10점 만점의 3~4점 수준이라고 본다. 이는 북한이나 짐바브웨보다는 낫지만 민주주의 국가로서 신뢰받기에는 매우 낮은 점수다.

특히 유엔의 국제 선거 기준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선거 시스템에는 너무 많은 조작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 우수한 선거 시스템을 갖춘 대만의 경우 절차가 굉장히 간단명료하다. 하루에 모든 투표를 진행, 본인이 직접 이동해 표를 행사하며 수개표를 한다. 반면 한국은 재외국민 투표, 사전투표 등 복잡한 절차로 투표가 이뤄지며 전자 개표 시스템은 해킹 가능성이 있다. 또 정당한 감시 활동을 하는 시민들을 경찰이 체포하거나 선관위가 고발하는 일도 빈번하다. 이는 선거 감시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국제 기준에 크게 어긋난다.”

브래들리 테이어 시카고대 정치학 박사. /현정민 기자

─최근 이뤄진 사전투표도 진행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다. 감시 활동 중 문제를 발견했나.

존 밀스(이하 밀스) “투표의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를 다수 목격했다. 앞서 선거 감시에 나선 시민들이 전국 3500여 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 수를 직접 세어본 결과 선관위 발표와 실제 표의 수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특정 후보에게 미리 기표된 투표용지가 발견되거나 다른 후보의 표가 파쇄된 사례를 보고받기도 했다.

투표지가 투표소 밖 식당으로 반출되거나 유권자 신원 확인이 허술하게 이뤄진 경우도 있었다. 투표자 생체인증 절차를 보여주기 식으로만 진행하고, 학생증으로 신원 확인을 해 외국인 유학생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끔 하는 식이다. 최근 SKT 해킹 사건으로 국민 절반 이상의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된 점을 감안하면 선관위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미국의 감시단이 한국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뉴섬 “일단 우리는 미국 정부 소속이 아니기에 내정간섭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우리는 민간 감시단으로서 한국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시민의 참정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는지를 감시하는 것뿐이다. 국제 선거법에 따르면 외부 감시단의 활동은 전적으로 정당하며 유엔(UN)과 국제기구들도 이를 장려한다.

오히려 우리는 북한, 중국 공산당이 비밀리에 시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내정간섭을 막고자 한다. 이들의 정치 개입은 실재하는 위협이며, 우리는 이를 경고하는 입장이다. 정말 한국의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이라면 지금처럼 선거 제도와 감시 기능이 훼손되는 현상에 침묵해선 안된다. 진정한 친구는 필요한 때에 진실을 말하는 법이다.”

─내주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된다. 국제선거감시단의 향후 계획은.

“6월 3일 본 투표까지 한국에 머물며 감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후에는 관찰한 내용을 기반으로 보고서를 완성해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 유엔(UN),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 등 모든 관련 기관에 제출하려고 한다. 국민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도록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겠다. 단순히 제도를 비판하고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아니다. 국제사회가 한국 선거의 문제점을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의 유권자들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선거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투명한 선거제를 운영하는 국가라면 외부 감시에 개방적이어야 한다. 감시를 거부하는 자세야말로 오히려 의심을 사게 만든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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