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경북 포항시 동해면 신정리 야산에 승무원 4명이 탑승한 해군 항공사령부 소속 해상초계기(P-3CK)가 추락했다. 이날 소방대원들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뉴시스]
29일 오후 1시50분쯤 경북 포항시 동해면 신정리 한 야산에 해군 초계기가 추락했다. 초계기에 탑승했던 4명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포항경주공항으로 향하던 해군 P-3CK 해상초계기 1대가 농가 주변 야산에 추락해 폭발했다. 사고기는 해군 항공사령부 소속으로 모(母)기지는 제주 해군기지다. 훈련을 위해 포항 기지로 왔다는 설명이다. 군 당국은 사고 직후 동일 기종 초계기 비행을 중단시켰다. 이 기종은 국내에 모두 16대 배치돼 있다.
사고기엔 장교인 조종사(소령)와 부조종사(대위), 전술 승무원(부사관) 2명 등 총 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전투기와 달리 여객기 형태인 사고기는 비상 탈출을 위한 낙하산 등을 구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선 승무원들이 탈출할 시간이 촉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민간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추락 지점 인근에 688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었던 만큼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조종사 등이 민가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초계기 추락 직후 소방당국은 소방헬기 2대 등 장비 17대와 인력 40명을 동원해 사고 수습에 나섰다. 소방당국과 해군은 초계기가 추락하게 된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잠수함 킬러’로도 불리는 P-3 해상 초계기는 대잠전 수행을 위한 항공기로, 1995년부터 운용 중이다. 전장 35m·전폭 30m·전고 11m로 공대함 유도탄과 경어뢰·폭뢰 등을 탑재했다. 우리 군은 1995년 P-3C 8대를, 이후 미 해군이 예비 전력으로 쓰던 P-3B를 개량한 P-3CK 8대를 2010년부터 순차 도입해 현재 16대를 운용 중이다. P-3의 양산 시점이 1990년대란 점 때문에 기종 노후화에 대한 우려가 종종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