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장려금·지원금 올리며 안간힘… 상향 정책에 번호이동 가입자 증가
SK텔레콤이 유심(USIM) 해킹 사고로 인한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해킹 사고 이후 약 43만명의 가입자가 타 통신사로 이동하는 등 이탈 규모가 급증하자 공시지원금과 판매장려금을 대폭 인상하면서 가입자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27일 해킹 사건 관련 언론 브리핑을 열고 고가 단말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상향한 것과 관련해 “경쟁사도 지원금과 장려금을 높이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확보되는 실물 유심은 기존 고객 교체에 활용 중”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25일부터 갤럭시 S25와 아이폰16 모델에 대한 판매장려금을 약 20만~30만원 가량 인상했다. 아울러 이심(eSIM) 개통 판매장려금도 번호이동은 2만원에서 10만원, 기기변경은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공시지원금은 약 40% 넘게 올렸다. 5GX 프라임 요금제를 기준으로 갤럭시 S25의 공시지원금은 48만원에서 68만원으로(42% 인상), 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는 45만원에서 65만원으로(44% 인상) 상향 조정했다.
SK텔레콤은 KT가 같은 기간 비슷한 비율로 공시지원금을 인상하자 가입자 이탈을 방어하기 위해 이 같은 지원책을 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이통통신 3사 중 가장 늦게 공시지원금을 20만원 인상했다.
SK텔레콤이 지원금 상향 정책을 펴면서 가입자 수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KT와 LG유플러스에서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신규 모집이 중단된 지난 5일 648명을 기록하며 1000명 선이 깨졌고, 이후 계속 100명대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원금 상향이 반영된 전날 통계에 따르면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3033명으로 크게 뛰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킹 사고 이후 SK텔레콤에 신규 가입자와 번호 이동 수요를 받지 말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다만 이러한 행정지도는 SK텔레콤의 대리점과 직영점으로 이뤄진 전국 2600개의 T월드 매장에만 해당한다. SK텔레콤이 지원금과 장려금을 지급하는 판매점은 여러 통신사 상품을 함께 취급하는 독립 유통점으로, 신규 가입자와 번호 이동 고객 대상 영업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신규 영업 중지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대리점에 대해서는 보상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상안 발표 시점은 해킹 사고 관련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다음 달 말 이후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