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마지막 토론서 이재명-이준석 충돌
"되도록 김문수랑..." 무시하던 이재명도 반격
"이준석 계엄날 왜 샤워"... "공산당 기관지 읽냐"
권영국 "정책 비전 얘기해야... 물고 뜯기 자제"
"되도록 김문수랑..." 무시하던 이재명도 반격
"이준석 계엄날 왜 샤워"... "공산당 기관지 읽냐"
권영국 "정책 비전 얘기해야... 물고 뜯기 자제"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권영국 민주노동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뉴시스
지난 두 차례 TV토론에서 서로 물고 뜯으며 난타전을 선보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방이 마지막 토론에서도 불을 뿜었다. 이준석 후보는 이 후보의 호텔경제학을 또 한번 들고 나와 '공산주의'라고 몰아세웠고, 형수 욕설에 이은 여성 혐오 발언까지 들고 나와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도 불법 계엄 당시 해제 결의안 표결에 늦은 배경을 추궁하며 이 후보를 압박했다. 급기야 이준석 후보는 토론 도중 "김어준씨가 하는 뉴스공장도 괜찮다"며 추가 맞짱토론을 제안했고 이재명 후보 역시 "천천히 생각하겠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토론 내내 서로 물고 뜯으며 그야말로 '이전투구'를 벌인 두 사람의 극한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예상대로 이날 설전의 포문은 이준석 후보가 열었다. 이준석 후보는 첫 주제인 정치양극화 문제의 원인으로 정치인의 극단적인 언사를 문제 삼으며, 이 후보의 과거 형수 욕설 논란을 재점화했다. 이재명 후보는 "제가 아니라 형님이 어머니한테 한 말"이라면서도 "제 부족함에 대해 다시 사과드린다"고 짧게 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자신의 카운터파트로 삼지 않겠다는 듯 "오늘 저는 가급적 김문수 후보님과 논쟁을 좀 끌어가고 싶다"며 김 후보로 즉각 조준점을 옮겼다.
그러나 이준석 후보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재명 후보도 직접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12·3 불법계엄 당일 행적을 재차 문제 삼으며 "옷도 제대로 못 입고 온 사람이 많았고, 화장도 못 한 여성 의원들이 국회 담 넘고 했다"며 "이준석 후보는 술 드시다 집 가서 샤워하고 시간 끌었냐"며 쏘아붙였다. 이준석 후보가 "제가 (국회) 안 들어가려고 했다는 건 허위사실"이라며 "그때 안 들어온 민주당 의원 17명은 어떤 분들이냐. 도대체 뭘 문제 삼는 거냐"며 반발했다.
극한 설전은 토론 내내 끝나지 않았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지난 토론에서 '호텔경제학' 논란 해명 과정에서 언급한 경제학자 루카스 차이제가 독일 공산당 기관지 편집장을 지냈다며 '색깔론' 공세를 이어갔고, 이재명 후보의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겨냥해 "어떻게 2,800만 원어치 과일을 2년 동안 드시냐. 집에서 코끼리 같은 것 키우시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실소를 터트리며 "제가 쓴 일도 없고, 쓴 거 본 일도 없고 실무 부서에서 과일 거래를 했다는데 어떻게 아느냐"며 "그게 바로 엉터리 조작 기소라는 것이다. 근거 자료가 하나도 없다"고 받아쳤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 장남의 여성 혐오 욕설 논란도 언급했는데, 이재명 후보는 당황해하면서도 "이준석 후보는 정부의 앞으로 나아갈 길, 국민의 더 나은 삶 이런 것보다는 신변잡기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본인의 신변도 되돌아보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후보의 행태는 어떤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토론을 빙자한 끔찍한 언어 폭력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교안보 정책을 주제로 한 마지막 세션에서도 이준석 후보는 '부산 이전 논란'을 빚은 HMM의 전신인 현대상선의 과거 대북 사업 일화를 언급하며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꺼내들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제가 대북 송금에 관여했다는 건 아무런 근거 없는 얘기고, HMM은 부산으로 반드시 가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의 극한 대립에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서로 물고 뜯는 논쟁은 좀 자중해달라"고 뜯어말릴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