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도 한산
코로나19·부동산경기 침체 직격탄
수분양자-시행·시공사 간 줄소송도
지난 26일 오후 1시에 찾은 경기도 시흥 정왕동에 자리한 인공섬인 ‘거북섬’은 한산했다. 거북섬은 지난 2020년 시흥시가 5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화호 북쪽 간석지에 위치한 복합산업단지 ‘시화 멀티테크노밸리’(시화MTV)에 조성한 32만5208㎡ 규모 인공섬이다.
거북이가 엎드린 모양의 거북섬 오른쪽 면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가 운영 중이지만, 서핑을 하기 좋은 날씨인데도 서핑을 즐기는 고객들은 10명 안팎에 그쳤다. 웨이브파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거북섬에 유치했다고 언급해 최근 화제가 됐다.
웨이브파크는 약 4년 전부터 개장하고, 이를 둘러싼 신축 상가 건물들도 모두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1층 상가들은 문이 닫힌 곳들이 대다수였고, 통유리에는 희뿌연 먼지들만 가득 달라붙어 있었다. 시흥시에 따르면 거북섬 상가 공실률은 올해 1월 기준 87%를 기록했다. 총 3253개 점포 가운데 입점한 점포가 13%에 불과했다.
정왕동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A씨는 “거북섬은 웨이브파크라는 강력한 개발 호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부동산 경기 악화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아서 현재 상가 공실이 많다”며 “여름철에는 서핑을 하기 위해 찾는 고객들과 어린이 파도풀장을 이용하기 위한 고객들로 집객효과가 큰 데도 아직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커피, 빵 등을 파는 카페나 간단하게 라면을 사먹을 수 있는 편의점은 웨이브파크 근처에 몇 개 있지만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점이 거의 없어 물놀이를 즐기고 나서는 대부분 거북섬을 벗어나서 오이도쪽으로 넘어가서 소비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웨이브파크 중간쪽에 주상복합 단지가 들어서는 곳 인근에 상가를 둘러보니 1, 2층에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편의점, 카페 등이 듬성듬성 들어서 있었다.
하지만 웨이브파크 뒤쪽, 즉 거북섬의 왼쪽 면에 바다와 요트가 정박한 곳을 감상할 수 있는 상가들은 1층 마저 텅 비어있었다. 한 상가 건물 1층은 비상구 표시등이 줄에 매달려 있거나 유리가 깨진 채로 방치돼 있었다. 상가 주차장으로 가는 입구를 막아놓은 곳도 있었다.
거북섬에 있는 한 상가 수분양자 B씨는 “아시아 최대, 최초, 최고의 인공서핑장이라고 홍보했던 웨이브파크가 완공됐지만 상권은 말라붙다 못해 처참한 수준”이라며 “인적이 드물어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들 마저 망해서 나갈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거북섬 상가들은 대부분 공사를 완료했지만, 수분양자와 시행사·시공사 간 소송이 빗발치고 있다. ‘웨이브M 이스트 근린생활시설·생활형숙박시설’의 수분양자 21명은 올해 1월 시행사인 디오개발을 상대로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시흥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는 “사전 분양 당시 들어올 예정이라고 홍보했던 대관람차 조성사업은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며 “최근 거북섬에 지어진 상가 건축물들도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공사 상태가 미진해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수분양자들은 상가 시행사, 시공사 등을 상대로 부실 시공, 부실 감리, 부실 건축물에 대한 사용승인 허가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집단 소송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북섬 상가들 중 일부는 결국 경·공매로 넘어가고 있다. 온라인 공공자산 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경기 시흥 정왕동 시화MTV 안에 위치한 상가 2층, 3층 호실은 각각 12회 유찰됐다. 현재 두 호실 모두 감정가 25% 수준의 최저입찰가로 13번째 입찰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부동산경기 침체 직격탄
수분양자-시행·시공사 간 줄소송도
지난 26일 오후 1시에 찾은 경기도 시흥 정왕동에 자리한 인공섬인 ‘거북섬’은 한산했다. 거북섬은 지난 2020년 시흥시가 5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화호 북쪽 간석지에 위치한 복합산업단지 ‘시화 멀티테크노밸리’(시화MTV)에 조성한 32만5208㎡ 규모 인공섬이다.
지난 26일 오후 2시 경기 시흥 정왕동 거북섬에 위치한 한 상가 1층 전경. 비상구 비상등이 전선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사진=박지윤 기자
거북이가 엎드린 모양의 거북섬 오른쪽 면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가 운영 중이지만, 서핑을 하기 좋은 날씨인데도 서핑을 즐기는 고객들은 10명 안팎에 그쳤다. 웨이브파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거북섬에 유치했다고 언급해 최근 화제가 됐다.
웨이브파크는 약 4년 전부터 개장하고, 이를 둘러싼 신축 상가 건물들도 모두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1층 상가들은 문이 닫힌 곳들이 대다수였고, 통유리에는 희뿌연 먼지들만 가득 달라붙어 있었다. 시흥시에 따르면 거북섬 상가 공실률은 올해 1월 기준 87%를 기록했다. 총 3253개 점포 가운데 입점한 점포가 13%에 불과했다.
지난 26일 오후 1시 경기 시흥 정왕동에 자리한 인공서핑장 웨이브파크 전경. /사진=박지윤 기자
정왕동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A씨는 “거북섬은 웨이브파크라는 강력한 개발 호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부동산 경기 악화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아서 현재 상가 공실이 많다”며 “여름철에는 서핑을 하기 위해 찾는 고객들과 어린이 파도풀장을 이용하기 위한 고객들로 집객효과가 큰 데도 아직 상권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커피, 빵 등을 파는 카페나 간단하게 라면을 사먹을 수 있는 편의점은 웨이브파크 근처에 몇 개 있지만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점이 거의 없어 물놀이를 즐기고 나서는 대부분 거북섬을 벗어나서 오이도쪽으로 넘어가서 소비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 26일 오후 2시 경기 시흥 정왕동 주상복합 단지 인근에 위치한 상가건물 전경. /사진=박지윤 기자
실제 웨이브파크 중간쪽에 주상복합 단지가 들어서는 곳 인근에 상가를 둘러보니 1, 2층에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편의점, 카페 등이 듬성듬성 들어서 있었다.
하지만 웨이브파크 뒤쪽, 즉 거북섬의 왼쪽 면에 바다와 요트가 정박한 곳을 감상할 수 있는 상가들은 1층 마저 텅 비어있었다. 한 상가 건물 1층은 비상구 표시등이 줄에 매달려 있거나 유리가 깨진 채로 방치돼 있었다. 상가 주차장으로 가는 입구를 막아놓은 곳도 있었다.
지난 26일 오후 3시 경기 시흥 정왕동 거북섬에 자리한 한 상가 건물의 1층 바깥 유리가 깨져 있다. /사진=박지윤 기자
거북섬에 있는 한 상가 수분양자 B씨는 “아시아 최대, 최초, 최고의 인공서핑장이라고 홍보했던 웨이브파크가 완공됐지만 상권은 말라붙다 못해 처참한 수준”이라며 “인적이 드물어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들 마저 망해서 나갈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재 거북섬 상가들은 대부분 공사를 완료했지만, 수분양자와 시행사·시공사 간 소송이 빗발치고 있다. ‘웨이브M 이스트 근린생활시설·생활형숙박시설’의 수분양자 21명은 올해 1월 시행사인 디오개발을 상대로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시흥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26일 오후 2시 경기 시흥 정왕동 웨이브파크 뒷편에 자리한 한 상가건물 전경. /사진=박지윤 기자
B씨는 “사전 분양 당시 들어올 예정이라고 홍보했던 대관람차 조성사업은 답보 상태에 빠져있다”며 “최근 거북섬에 지어진 상가 건축물들도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공사 상태가 미진해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수분양자들은 상가 시행사, 시공사 등을 상대로 부실 시공, 부실 감리, 부실 건축물에 대한 사용승인 허가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집단 소송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북섬 상가들 중 일부는 결국 경·공매로 넘어가고 있다. 온라인 공공자산 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경기 시흥 정왕동 시화MTV 안에 위치한 상가 2층, 3층 호실은 각각 12회 유찰됐다. 현재 두 호실 모두 감정가 25% 수준의 최저입찰가로 13번째 입찰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