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치적 해결 노력에 반해"…뭘 해제했는지는 불분명
지난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는 폴란드·우크라이나·프랑스·영국·독일 정상(왼쪽부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 대통령실/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서방 핵심 지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무기에 사거리 제한을 해제했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로파포럼 행사에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에 사거리 제한이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고 슈피겔 등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메르츠 총리는 "자국 영토에서만 공격에 맞설 수 있는 나라는 스스로 충분히 방어하지 못한다"며 "우크라이나 방어는 이제 러시아 영토의 군사 시설에 대해서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은 지난해 5월 영토 방어 목적에 한해 우크라이나가 지원받은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도록 허용했다. 이후에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허락하지 않다가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에이태큼스(ATACMS)와 영국 스톰섀도 등 사거리 250∼300㎞짜리 미사일을 러시아를 향해 쏠 수 있도록 했다.
메르츠 총리는 더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슈피겔은 상황 변화가 있었는지, 작년 가을 장거리 미사일 허용을 말하는 건지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준 무기 가운데 러시아 본토 공격에 쓸 만한 장비는 다연장로켓발사시스템 MARS2(사거리 84㎞)와 자주곡사포 PzH2000(사거리 45∼60㎞) 정도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거리 500㎞를 넘는 독일산 타우러스 미사일을 달라고 3년째 요구하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전쟁의 직접 당사자가 될 우려가 있다며 끝까지 거부한 전임 올라프 숄츠 총리와 달리 타우러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메르츠 총리의 발언에 대해 "상당히 위험한 결정"이라며 "정치적 해법을 찾으려는 러시아의 노력에 반한다"고 말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28일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유럽연합(EU) 차원의 러시아 추가 제재, 종전 협상 방안 등을 메르츠 총리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슈피겔은 전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