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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 당뇨 가족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세종→서울 170km 행진에 나선 박근용-율아 부녀

■ 아빠와 딸의 170km 행진…"1형 당뇨 가족 어려움 알리려고"

170km 걷기에 나선 9살 딸과 아빠가 있습니다. 아빠 박근용 씨와 초등학교 2학년인 율아 양은 지난 23일 거주지인 세종에서 서울 국회의사당까지 8박 9일 동안의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겨울에 이어 2번 째 장거리 행진에 나선 건데요. 딸 율아가 앓는 '1형 당뇨병' 을 알리고, 대통령 후보들에게 제도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섭니다.

'1형 당뇨'는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아 스스로 혈당 조절을 할 수 없는 질환입니다.

율아는 2년 전 갑작스레 1형 당뇨 진단을 받았습니다. 일상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요동치는 혈당을 잡기 위해 수시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고 경찰의 꿈은 잠시 미뤄야 했습니다. 율아에게도 가족에게도 쉽지 않은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런 율아가 아빠와 짐수레 하나 끌고 '희망대장정'에 다시 나선 겁니다.

9살 율아와 아빠가 계획한 8박 9일 세종→서울 행진 일정

둘의 걷기는 오늘(26일)로 벌써 나흘째를 맞고 있습니다. 세종시의회를 출발해 충북 청주에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거쳐 사흘째 충남 아산과 천안을 지나 어느덧 경기 평택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하루 20km를 넘게 걷는 강행군입니다. 경기 오산, 수원 안양 등을 거쳐 서울로 갈 예정입니다. 미리 일정을 짜놓았지만 걷다 보면 변수가 많습니다.

아픈 다리는 기본이고 멀쩡하던 길이 뚝 끊기거나 길이 아닌 곳으로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혈당이 요동칠 때면 인슐린 주사를 맞거나 거꾸로 허겁지겁 간식을 먹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율아는 아빠와 함께 꿋꿋하게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율아는 "1형 당뇨가 있어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합니다.

길을 걷고 있는 율아와 아빠

■ 2번째 희망대장정…"중증 난치질환 인정해야"

사실 부녀의 희망대장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2월에도 율아와 아빠는 10박 11일 일정으로 세종에서 서울 용산 대통령실까지 걸어간 적 있습니다. 역시 1형 당뇨인의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도 또다시 걷는 이유로 부녀는 그 이후로 '변한 게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1형 당뇨는 완치가 어려워 평생 치료하며 살아야 하는 질환입니다. 관리에 필요한 혈당 측정과 인슐린 주입 기기 등에만 한 달에 수십만 원이 들어갑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1형 당뇨가 있는 미성년자에게 당뇨 관리 기기와 소모품 구입에 드는 비용의 90%를 지원해주고 있지만, 성인이 되면 다시 지원이 줄어듭니다. 5만 명가량 되는 1형 당뇨 환자 중 90%는 성인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 걷기 행진에 나선 율아와 아빠

환자들은 또 1형 당뇨를 중증 난치질환으로 지정하고 '췌장 장애'로 인정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장애 인정 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용역에서 "1형 당뇨를 췌장 장애로 인정하는 게 합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사실이 지난달 KBS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언제 인정이 될지 환자들 입장에서 막막하기만 합니다. 지치거나 포기할 수 있는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부녀는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또 한 번 걷기에 나선 겁니다.

이번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면 율아는 다음 달 아빠와 함께 수영으로 한강을 건너는 행사, '한강 크로스스위밍 챌린지'에도 참여할 계획입니다. 율아는 수영을 좋아해 오래 전부터 꾸준히 배워오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율아는 1형 당뇨가 있는 사람은 물론 다른 누구에게나 희망을 주기를 꿈꾸며 자신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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