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양 유족 측 “무거운 처벌 피하고자 하는 듯”
연합뉴스
자신이 근무하던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 학교에 다니던 김하늘(7) 양을 살해한 교사 명재완(48)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정신 감정을 신청했다. 김 양의 유족 측은 감경을 받으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반발했다.
명재완 변호인은 26일 대전지방법원 제12형사부(부장 판사 김병만) 심리로 열린 명재완의 영리 약취 유인 등(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 첫 공판에서 “명재완의 정신 질환과 우울증이 이 사건 범행에 영향을 얼마나 미쳤는지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정신 감정을 신청했다. 그는 “형을 면하거나 감경하기 위해 신청한 것이 아니다. 명재완이 범행에 이르게 된 상황과 그동안의 삶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주실 것을 재판부에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명재완은 일상 생활과 직장 생활을 충분히 할 수 있었고 인지 기능도 손상되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범행 이전에 수법과 도구를 준비하고 장소와 대상을 용의주도하게 물색한 명재완의 행동은 심신 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의견이 있었으므로 정신 감정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영리 약취 유인 등 혐의의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 징역밖에 없어 중한 사건인 만큼 다음 기일에 명재완의 정신 감정 회부 여부를 심리하기로 했다.
김 양 유족 측 변호인은 명재완 측의 정신 감정 신청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남 법무법인YK 변호사는 재판 뒤 취재진을 만나 “수사 기관에서 이미 정신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김 양 유족 측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명재완 측이) 중한 처벌을 면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그동안 별다른 연락도 없다 법정에서 사과한 것도 감경을 위한 감경을 위한 반성이라고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명재완은 재판 전 국선 변호인을 선임했다가 이를 돌연 취소하고 법무법인 소속 변호인을 새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4월 11일부터 하루에 한 번 꼴로 법원에 반성문을 냈다. 명재완이 지난 23일까지 제출한 반성문은 총 27건에 이른다. 김 양 유족 측은 명재완의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3500명의 서명을 받아 재판부에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