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남시 동서울변전소. 한국전력공사 / 사진 한국전력공사
동해안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는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 건립을 두고 하남시와 한국전력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하남시는 한전에 동서울 변전소 증설 인허가를 대가로 ‘아트센터’ 건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전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하남시는 주민들에게 동서울 변전소 증설·옥내화 문제를 설득할 수 있도록 문화 예술 시설을 지어달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의 전자파 우려를 해소하고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변전소의 외관 디자인을 랜드마크형으로 바꾸고 하남시에 문화 예술 시설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다.
하남시는 과거 한전이 서울 서초구 양지변전소 부지에 세운 한전 아트센터를 모델로 삼고 있다. 이러한 아트센터를 동서울 변전소 부지에 건설하기 위해서는 400억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은 하남시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를 수용할 경우, 향후 주요 전력 설비를 증설할 때마다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유사한 요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서울 변전소 증설 옥내화가 일년 이상 지연되며 추가로 발생한 전력 구입비가 3000억원을 넘어선다는 점도 부담 요소다.
한전은 이미 동서울 변전소 외관과 디자인을 주민들의 요구에 맞게 개선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중이다. 한전은 이달 23일부터 닷새간 감일지구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변전소 및 변환소 경관 개선안’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변전소 건물 내에는 한전 그룹사 직원들이 상주해 근무해 전자파 우려를 해소하고 여유 공간이 생긴다면 주민들을 위한 체육 시설이나 휴식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전 측은 “주민들의 요구대로 변전소 외관과 디자인을 랜드마크형으로 조성하기 위해 소통 중인 단계”라며 “하남시의 요구 사항을 최대한 들어주고 싶지만 예산 범위 내, 합리적인 수준이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