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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족을 잃은 여성이 오열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서울경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한 병원에서 의사로 근무 중이던 어머니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자녀들의 시신을 맞은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의사 알라 알 나자르(38)는 전날 가자지구 칸유니스 나세르 병원 응급실로 평소와 같이 출근했다. 그런데 몇 시간 후, 어린이 시신 7구가 병원에 도착했고, 대부분 심각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3살에서 12살 밖에 되지 않은 이 아이들은 모두 나자르의 자녀였다.

가자 민방위대는 24일 오전까지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나자르의 집이 폭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아이들의 이름은 야히아, 라칸, 라슬란, 게브란, 이브, 라이벌, 세이든, 루크만, 시드라로 확인됐다. 생후 7개월 아기와 두 살 배기 아기의 시신은 무너진 집의 잔해 아래에서 발견됐다. 나자르는 그렇게 10명의 자녀 중 9명을 잃었다.

자녀 중 유일한 생존자인 11살 아들도 중상을 입었고, 의사로 병원에서 일하다 막 퇴근했던 나자르의 남편도 폭격 피해로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 있다. 남편과 아들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나자르는 소아과 의사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는 동안 대부분의 의사와 마찬가지로 응급실에서 근무해 왔다. 나자르는 자녀들의 시신이 병원으로 실려 오는 장면을 보고 현장에서 실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의식을 되찾은 나자르는 남편과 아들 옆에서 치료에 전념 중이라고 한다.

무니르 알바르시 가자 보건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사망한 아이들 9명의 이름을 모두 언급하며 “이것이 우리 가자지구의 의료진이 견뎌야 하는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가자에서 표적이 되는 것은 의료진들뿐만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가족 전체를 몰살시키고 있다”고 했다.

가자 보건부 관계자는 “나자르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이 유일한 희망인 병든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의무와 소명을 다하기 위해 자녀를 두고 집을 나섰다”며 “나자르는 차분하고 침착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은 ‘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소리’뿐이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에 대해 “가자지구 칸유니스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된 여러 용의자를 공격했다”며 민간인 사망 주장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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