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가 전담해 찾아
학교 생기부 열람부터, 생활 흔적 추적
무연고자 309명 DNA 하나하나 대조도
게티이미지뱅크


최모씨는 1989년 5월 서울 강동구 소재 고모 집에서 돌연 사라졌다. 최씨 어머니가 남편 사망 뒤 자신의 건강마저 악화돼 아이를 기를 수 없게 되자 고모 집에 맡긴 지 8개월 만에 실종된 것이다. 당시 최씨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고모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좀처럼 찾지 못했다. 33년이 흐른 2022년 7월, 고모는 그동안 못 만났던 최씨 어머니와 어렵게 상봉했다. 가족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최씨 실종 신고를 다시 했다. 이 사건은 2024년 2월 장기실종사건 전담부서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에 맡겨졌다.

경찰은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최씨가 다녔던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열람을 시작으로 경찰 보유 데이터 및 건강보험, 통신사 가입 여부, 각종 지원금 수령 여부 등 생활 관련 내역을 주기적으로 확인했다.

무연고자로 전전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도권 보호시설 52곳을 방문해 무연고자 309명의 유전자정보(DNA)를 채취했다. 시설에 입소하거나 입양됐을 수도 있는 만큼 노숙인 보호시설을 수시로 확인하고 홀트아동복지회 등을 통한 입양 여부도 계속 살폈다. 경찰은 노인·아동의 지문이나 사진, 관련 기록 등을 등록해놓은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도 활용했다.

그렇게 공들인 결과, 최씨일 가능성이 높은 대상자를 39명으로 좁혔다. 이후 부산 소재 한 소년 보호시설 입소 기록을 통해 최씨로 보이는 1명을 마침내 추려냈다. 시설 입소 당시 작성된 아동카드에 부착된 사진을 본 최씨 고모가 "조카가 맞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사진 속 인물의 생년월일은 최씨 생년월일과 일치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최씨와 같은 1980년에 태어났고 동일한 이름을 가진 95명을 일일이 조사했다. 그러다 최씨가 1995년 성(姓)과 본(本)을 새로 만든 '성본창설'을 하며 생년월일을 다르게 기재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정을 의뢰해 최씨 신원을 최종 확인했다. 최씨와 가족들은 경찰 주선으로 지난달, 36년 만에 극적으로 재회할 수 있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134 김문수 집착, 이준석 거부, 이재명 촉각…‘단일화 변수’에 신경전 고조 랭크뉴스 2025.05.26
48133 자국 '쌍발 엔진' 택한 日…韓 훈련기 T-50 수출 물 건너가나 [밀리터리 브리핑] 랭크뉴스 2025.05.26
48132 코로나 때도 버텼는데···편의점·카페 ‘줄폐업’, 성장률은 ‘0%대’ 바라본다 랭크뉴스 2025.05.26
48131 540만 원 넣으면 '1080만 원' 준다…돈 2배로 불려준다는 '이 통장' 대박이네 랭크뉴스 2025.05.26
48130 판세 변화 감지 첫 간담회 연 李… ‘네거티브 공세’ 반박 반전 모색 랭크뉴스 2025.05.26
48129 중반 접어든 선거전, 후보들 ‘고소·고발전’ 격해졌다 랭크뉴스 2025.05.26
48128 오늘 전국법관대표회의‥'사법 신뢰' 논의 랭크뉴스 2025.05.26
48127 대선 불과 8일 앞두고 법관회의…부담감에 과반 채택 없을 수도 랭크뉴스 2025.05.26
48126 "코스피 5000? 일단 올해 3000 간다"…증권가 "대통령 누가되도 증시 호재" [이런국장 저런주식] 랭크뉴스 2025.05.26
48125 장애인영화제 행사장서 막무가내 공연·혐오발언한 밴드···“방해 의도는 없었다”? 랭크뉴스 2025.05.26
48124 치솟는 주차비·주차난에 주차정보앱 ‘인기’… 모두의주차장·아이파킹 사용자↑ 랭크뉴스 2025.05.26
48123 교수 뒤치다꺼리에 ‘논문 통과’ 약점잡고 괴롭힘… ‘랩노예’의 현실 랭크뉴스 2025.05.26
48122 이재명 중도 표심 일부 ‘흔들’···‘보수 대결집’ 때문만은 아니다 랭크뉴스 2025.05.26
48121 “흉기 찔려도 방검복 안 입은 내 잘못?”…경찰들 불만 폭발 [잇슈#태그] 랭크뉴스 2025.05.26
48120 [여명]외면 받는 KTX 요금 동결 후유증 랭크뉴스 2025.05.26
48119 김문수, '최대 치적' 삼성 평택캠퍼스 방문…수도권 집중 공략 랭크뉴스 2025.05.26
48118 ‘이대남’만 유리?…李 ‘군 경력 호봉제’ vs 金 ‘군 복무 가산점제’[이현호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5.05.26
48117 [르포] 日 95% 장악한 파우치 필름에 도전장 낸 SBTL첨단소재 랭크뉴스 2025.05.26
48116 "이정후 보자" 한국인 모이는 샌프란시스코... LA 넘는 인기구단 될까 랭크뉴스 2025.05.26
48115 이재명, 오늘 경기에서 대학생과 간담회…청년 공약도 발표 랭크뉴스 2025.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