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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11명 전원 “기준금리 만장일치 인하”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 투자 감소 우려 커져
추가 인하 불가피… 연말금리는 2.25% 우세
성장률 하향조정 불가피… “美 상호관세 여파”

한국은행이 조만간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오는 2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후에도 1~2차례 추가 인하를 단행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 초반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인하의 주된 요인으로는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가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번에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대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봤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1.5%에서 0.9% 안팎으로, 내년 전망치는 1.8%에서 1.6% 안팎으로 내릴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였다.

“수출둔화·내수부진·투자감소 심각… 경기부양 필요"
조선비즈가 24일 국내 증권사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전원은 오는 29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연 2.75%에서 연 2.50%로 인하될 것으로 봤다. 이 전망대로라면 한은은 지난 2월(0.25%포인트 인하)을 포함해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가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 투자 감소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0.2%, 전기대비)를 기록한 데 이어, 미국의 관세부과로 인한 2분기 수출 위축까지 겹치면서 경기하방 리스크가 확대됐다”면서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경제지표는 이미 경고음을 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20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했다.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에 대미수출이 6.8% 줄며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주된 이유였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출이 급감했다.

소비와 투자도 감소세다.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소매판매지수는 내구재 판매가 위축되면서 0.3% 감소했고,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은 각각 0.9%, 2.7% 줄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직접적으로 반영되기 전에 발표된 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4월 지수는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은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작년 12월 말 1486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중순 이후 1380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야간장에서 1368.9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일시 해제 여파로 증가 폭이 확대됐지만, 하반기에는 둔화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한은의 시각이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내수 부진이 극심하고 기존 금리 인하의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점, 환율이 하락한 상태여서 금리인하 여력이 있는 점 등을 감안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안정적 흐름이 이어지는 물가와 외환시장 환경은 한은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추가 인하는 8월… 전문가 6명 “최종금리 연 2.25%”
전문가 대다수는 한은이 7월 금통위를 건너뛰고 8월에 추가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조기 대선과 한·미 관세 협상 결과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한 뒤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등 새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3분기에 본격화될 가능성이 큰 점도 8월 인하 기대를 높였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 둔화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어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도 추가적인 통화 완화가 필요하다”면서 “신임 정부의 정책 행보가 본격화되는 8월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했다.

반면 추가 인하 시점이 더 늦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다음 금리 인하는 3분기 2차 추경 실시 이후 4분기에 단행될 것”이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도 지연되고 있어 한은은 금리 인하를 상당히 천천히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연말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전문가 11명 중 6명은 연말 최종금리를 2.25%로, 나머지는 2.00%로 예상했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린다고 가정하면 6명은 1회, 나머지는 2회 추가 인하를 점친 것이다.

1회 인하를 전망한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 경계가 재부각될 수 있다”면서 “8월 경제전망에서 추가 하향 조정이 없다면 금통위 내에서 정책 여력을 아껴야 한다는 주장이 제시될 수 있다”고 했다.

2회 인하를 예상한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이 1%대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크게 높아지고 구조적인 성장 리스크도 확대된 만큼, 경기 방어를 위한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더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정서희

올해 성장률, 전문가 평균 0.9%… 대폭 하향 불가피
한은은 이달 금통위에서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담은 ‘수정 경제 전망’도 발표한다. 지난 2월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5%, 내년 성장률을 1.8%로 제시한 바 있다.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의 경우 올해와 내년 모두 1.9%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대폭 낮아질 것으로 봤다. 11명 중 3명은 1~1.1%를, 나머지 8명은 1% 미만을 예상했다. 평균은 0.9%였으며 최고치는 1.1%, 최저치는 0.7%였다. 내년 성장률에 대해서는 1.7%를 예상한 사람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1.5%와 1.8%, 1.6%가 각각 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나머지 1명은 1.9%를 예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미국 통상정책에 따른 국내 수출 둔화와 내수부진 장기화에 대응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출 것”이라고 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관세조치 후 수출 증가율 하락에 따른 성장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추경과 금리 인하 등 재정·통화정책으로 인한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되지만, 이는 8월 수정 경제전망에나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가에 대해서도 전망이 엇갈렸다. 올해의 경우 한은이 전망을 1.9%로 유지할 것으로 본 전문가가 6명으로 가장 많았고, 1.8%가 2명(상단 기준), 1.7%와 2.0%, 2.1%가 각각 1명으로 뒤를 이었다. 내년 물가에 대해서도 1.9%가 7명(상단 기준)으로 가장 많았고, 2.0%가 2명, 1.7%와 1.8%이 각각 1명이었다.

한은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올해와 내년 모두 1.9%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 신얼 연구원은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 배경을 설명했다. 같은 전망치를 제시한 백윤민 연구원도 “국내 물가는 전반적으로 목표 수준(2.0%)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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