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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면/고압산소케어
고압산소케어


손상 조직 깊숙이 산소 스며
세포 단위 회복 시스템 자극
면역세포 활성화 염증 수치 뚝

“아내 몸 상태가 70대 할머니 수준이었어요.” 방송인 박수홍씨는 최근 한 방송에서 이런 말을 했다. 시험관 시술과 출산을 겪은 아내 김다예씨가 급격한 체력 저하와 피로로 힘들어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몸이 예전 같지 않다, 버겁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박씨는 SNS를 통해 아내의 회복을 위한 방법으로 휴식이나 영양제 대신 ‘고압산소케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압산소케어’는 고농도 산소를 고압 상태에서 들이마시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들이마시는 공기에는 약 21%의 산소가 포함돼 있다. 고압산소케어는 이 산소를 100%에 가까운 농도로, 일반 대기압의 두 배 수준에서 공급하는 방식이다. 챔버(캡슐 형태의 기기) 안에서 60분간 고농도 산소를 들이마시면 평소 도달하기 어려운 미세혈관이나 손상된 조직 깊숙이 산소가 스며든다.

이때 인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준에서 회복을 시작한다. 손상된 세포가 빠르게 재생되고 새로운 혈관(신생혈관)이 만들어진다. 면역 세포가 활성화되고 염증 수치가 낮아진다. 고압산소케어가 세포 단위에서의 회복 시스템을 자극하는 셈이다.



역노화로 젊음 회복 가능성
고압산소케어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노화의 생물학적 시계를 되돌리는 가능성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텔로미어(telomere)’가 있다. 텔로미어는 세포 속 염색체 양 끝에 붙은 ‘DNA 보호캡’이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닳아 없어진다. 보호캡이 완전히 닳아 없어지면 세포는 더는 분열하지 못한다. 그때부터 노화가 본격화된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대 연구진은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3개월간 고압산소케어를 실시했다. 그 결과, 텔로미어 길이가 평균 20% 늘어났고 노화된 세포의 수는 줄었다고 보고했다. 국제학술지 ‘에이징’(2020)에 실린 연구결과다. 과학적으로 ‘세포의 노화를 되돌릴 수 있다’는 역노화 가능성을 처음 제시했다.

고압산소 치료는 본래 당뇨발(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괴사), 방사선 치료 후 조직 손상, 일산화탄소 중독, 잠수병 등 특정 질환 치료에 쓰여왔다. 최근에는 이 기술이 웰웨이징 클리닉으로 확장되고 있다. 일상적 회복과 노화 방지 목적에 활용된다.

고압산소케어는 몸이 가진 회복력을 되살려주는 방법이다. 출산한 산모와 수술 받은 사람에게 도움된다. 김다예씨처럼 이 케어를 받은 이들은 통증·부종이 줄어드는 변화를 경험했다고 한다.

피부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색소 침착이나 주름이 생기기 쉽다. 고압산소케어는 이런 손상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4주 만에 피부 색소가 연해졌고, 12주 뒤엔 나이 들면서 생기는 검은 반점(고령성 반점)의 크기도 줄었다는 연구가 있다.

근육의 빠른 회복을 돕는 효과가 알려지면서 운동선수나 활동량이 많은 사람이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도 도움 된다. 염증은 몸이 스트레스나 손상에 반응할 때 생기는데 고압산소는 이 반응을 조절해 준다.



뇌 피로도 덜고 숙면 도와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면 뇌의 피로가 덜어지고 숙면을 돕는 호르몬 균형이 안정된다. 만성 피로와 수면 부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고압산소케어를 찾는다. 자연스럽게 잠이 잘 오는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집중력이 향상되고 기분이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일부 연구에서는 산소 치료 후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호르몬 수치가 실제로 낮아졌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처럼 다양한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산소가 단순히 호흡을 위한 공기가 아니어서다. 산소는 몸 전체 에너지 대사와 면역 조절에 깊이 관여하는 자원이다. 산소가 풍부해지면 몸도 제 역할을 잘하게 된다.

고압산소케어는 대부분 안전하지만 폐 질환이 있으면 치료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치료 중에 귀가 먹먹해지는 증상은 비교적 흔하다. 고압 환경 때문이다. 코를 막고 숨을 쉬거나 침을 삼키는 동작만으로 해결된다. 고압산소케어는 건강관리 목적이다. 질병 치료 목적일 경우엔 전문의의 상담이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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