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작년 11월 개통, 포렌식 용이 갤럭시 기종
계엄 직후 통화 및 메시지 드러날 가능성
검찰, 내란사건 재판부에 영장 발부 요청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에서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하고 영화관을 나서고 있다. 정다빈 기자


경찰이 대통령경호처로부터 '비화폰(보안 처리된 전화) 서버'와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업무폰, 윤 전 대통령과 경호처 수뇌부(박종준 전 처장, 김성훈 차장, 이광우 경호본부장, 김신 가족부장)의 비화폰 실물을 함께 받았다.

2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백동흠 안보수사국장)은 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부터 올해 1월 22일까지의 비화폰 서버 기록을 경호처로부터 임의제출 받았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이 비화폰 서버 내역을 확보한 건 계엄 이후 처음이다. 이 서버엔 윤 전 대통령과 국무위원, 군 관계자, 경호처 수뇌부가 서로 비화폰을 이용해 연락을 주고받은 통화 및 문자 내역이 담겨있다. 경찰이 계엄 선포 직후부터의 통신 기록을 받은 건 윤 전 대통령의 증거 인멸 지시 등 범행 동기 파악에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 경찰이 받은 비화폰들은 포렌식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비화폰은 일반 폰과 별도 유심을 삽입해 국가정보원이 만는 보안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데 비밀번호가 없으면 포렌식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되는 건 윤 전 대통령 업무폰의 포렌식 여부다. 아이폰보다 포렌식이 용이하다고 알려진 삼성전자 갤럭시 기종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이 업무폰은 지난해 11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윤 전 대통령이 기존 개인 휴대폰 사용을 중단한 뒤 경호처 명의로 새로 개통한 것이다
.

앞서 경찰은 내란 혐의 수사 당시 이 업무폰에 대한 통화 기록을 조회해 검찰에 송치했다. 해당 기록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후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과 통화했다. 이튿날엔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주현 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과도 통화했다. 그러나 통화 사실과 시간만 남아 있을 뿐 어떤 내용으로 소통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 업무폰 포렌식에 성공할 경우 윤 전 대통령이 '12·3 불법계엄' 전후 국무위원 및 유력 정치인들과 어떤 통화나 문자를 주고받았는지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계엄 전모를 밝힐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는 셈이다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윤 전 대통령을 경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다만, 경찰이 이번에 받은 자료는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에 체포 저지나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와 관련된 수사에만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 증거로 쓰이려면 담당 재판부가 직권으로 경찰에 사실조회를 하거나, 별도로 법원이 압수수색에 나서야 한다. 이에 대해 검찰은 내란 혐의 심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에 비화폰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 필요성을 촉구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혐의 입증에 해당 자료 등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검찰 측 의견서를 검토한 뒤 압수수색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관기사
• 경찰, 윤석열 체포 저지 과정 담긴 '비화폰 서버' 확보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2218230001602)• 경찰, 경호처서 '비화폰 서버' 받는다... 尹 판도라 상자 열리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2703250005612)• 김성훈 경호처 차장 사의 표명… 초유 '연판장 사태' 압박 느낀 듯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1514230000585)• 경호처 '초유의 연판장' 사태… 尹 파면에도 버티는 김성훈에 반발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0917200003908)• [사설] 尹도 없는 용산 압색 막은 경호처, 뭘 지키려는 건가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41615520005817)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148 러, 우크라 최대규모 드론 공습…"美침묵이 푸틴 부추겨"(종합2보) 랭크뉴스 2025.05.26
48147 태양광·풍력 상반기 입찰 공고…평가항목에 첫 ‘안보지표’ 포함 랭크뉴스 2025.05.26
48146 트럼프 “하버드대, 외국인 학생 이름·국적 공개하라”···계속되는 ‘입틀막’ 랭크뉴스 2025.05.26
48145 트럼프 “EU와의 협상 시한 7월 9일로 연장”…또 말 뒤집기 랭크뉴스 2025.05.26
48144 트럼프 또 하버드대 때리기…“외국학생 이름·국적 공개해야” 랭크뉴스 2025.05.26
48143 한낮 기온 27도까지…전북에는 소나기 랭크뉴스 2025.05.26
48142 대법 “공항공사, 코로나 때 폐쇄한 면세점에 임대료 100% 돌려줘야” 랭크뉴스 2025.05.26
48141 [속보] 트럼프, ‘EU 50% 관세’에 “7월9일까지 유예” 랭크뉴스 2025.05.26
48140 "이웃 폴란드처럼 잘 살고 싶다" 러에 발목 잡힌 우크라의 한숨 [종전협상 우크라를 가다③] 랭크뉴스 2025.05.26
48139 ‘대통령 당무 차단’ 꺼낸 김… 이준석 달래고 한동훈 요구 수용 랭크뉴스 2025.05.26
48138 [인터뷰] 윤석헌 전 금감원장 “금감원, 한국은행처럼 독립된 민간기구로 바꿔야” 랭크뉴스 2025.05.26
48137 관세 때리자 중국으로 향하는 글로벌 뭉칫돈…왜? [잇슈 머니] 랭크뉴스 2025.05.26
48136 오늘 전국법관대표회의…‘사법신뢰·재판독립’ 입장 나올까? 랭크뉴스 2025.05.26
48135 1.5조원짜리 피자로 시작된 기부…비트 든 윤남노도 나섰다 [비크닉] 랭크뉴스 2025.05.26
48134 김문수 집착, 이준석 거부, 이재명 촉각…‘단일화 변수’에 신경전 고조 랭크뉴스 2025.05.26
48133 자국 '쌍발 엔진' 택한 日…韓 훈련기 T-50 수출 물 건너가나 [밀리터리 브리핑] 랭크뉴스 2025.05.26
48132 코로나 때도 버텼는데···편의점·카페 ‘줄폐업’, 성장률은 ‘0%대’ 바라본다 랭크뉴스 2025.05.26
48131 540만 원 넣으면 '1080만 원' 준다…돈 2배로 불려준다는 '이 통장' 대박이네 랭크뉴스 2025.05.26
48130 판세 변화 감지 첫 간담회 연 李… ‘네거티브 공세’ 반박 반전 모색 랭크뉴스 2025.05.26
48129 중반 접어든 선거전, 후보들 ‘고소·고발전’ 격해졌다 랭크뉴스 2025.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