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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한 중학교에서 40대 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유족은 A씨가 심야에도 민원 전화에 시달렸다면서 관련 통화 기록과 메시지를 공개했다. 사진 A씨 유족
제주 한 중학교에서 숨진 40대 교사 A씨의 유족이 고인의 통화 기록과 메시지를 공개했다. 고인이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렸다는 정황을 알리기 위해서다.

23일 A씨 측 유족은 빈소에서 A씨가 생전 학생 B군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B군에게 “너 누님한테 고마워해야 한다. 항상 네 편에 누님 있다는 거 잊지 말고 누님 말씀 잘 들어라. 그리고 담임 입장에서 학교 열심히 나왔으면 좋겠다”며 “마지막으로 담배 못 끊겠으면 담배 줄였으면 좋겠다. 선생님도 담배 못 끊어서 죽겠다. 잘 자고 내일 보자”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B군이 “쌤 저 어제 친구들이랑 배구하다가 손가락이랑 발목을 다쳐서 학교 하루만 쉬어도 되나요”라고 묻자 A씨는 “병원 갔다가 학교 와라”고 답했다.

이외에 A씨가 “잘 자고 내일 보자” “아프면 병원 들러서 학교 오세요” 등의 메시지를 B군에게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중학교 3학년인 B군의 담임을 맡게 된 A씨는 B군이 병원 진료 등의 이유로 학교를 나오지 않자 학교에 나오라고 수차례 B군을 설득했으며 B군의 무단결석을 ‘병가’로 처리하기 위해 B군에게 진료서 등 증빙서류를 가져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또 B군의 흡연 사실을 알았던 A씨는 이와 관련해 B군에게 생활지도를 했다. 그런데 A씨의 개인 휴대전화로 B군의 누나가 수차례 항의 전화를 했다는 게 유족 측 입장이다.

유족이 공개한 A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가 넘어서까지 B군 가족과의 통화가 담겨 있었다.

A씨는 지난 22일 밤 0시46분쯤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와 연락이 되지 않던 A씨 배우자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고 수색에 나선 경찰이 중학교 본관 뒤 창고에서 시신을 발견했다. 교무실에는 유서가 놓여져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정황이 없어 장례 절차를 진행하고 이후 고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이유에 대해서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A씨가 학생 보호자 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전화 등을 통해 협박을 받았을 경우 해당 가족에게 협박죄 등을 적용할지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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