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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위 암초'인 줄 알았는데…대형 참사 막은 '이것'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인도에 세워진 ‘길말뚝’

인도 중앙에 난데없이 세워져 있는 이 '말뚝'.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가, 옆 사람과 얘기하면서 걷다가 부딪혀본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흔히 '볼라드'로 잘 알려진 '길말뚝'인데요. 정식 명칭은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입니다.

주로 횡단보도나 연석이 낮은 곳에서 자동차가 인도로 진입하는 걸 막거나, 이른바 '개구리 주차' 등 불법 주·정차를 방지하는 목적으로 설치돼 있습니다.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시설물이지만, 휠체어나 유모차의 통행을 방해해 뽑아달라는 민원이 잇따르기도 하는데요.

이 때문에 높이는 80cm~100cm 내외로, 간격은 1.5m 안팎으로, 재질은 보행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야 하는 등 명확한 설치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다소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던 이 길말뚝, 알고 보니 대형 참사를 막아내는 '방패막'이 됐습니다.

■관광객 많은 광안리…인도로 차량 돌진해 6명 중경상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광안리의 밤, 백사장 인근 왕복 3차선 도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서행하던 앞차를 들이받고 인도로 돌진합니다.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무언가에 들이받고 멈춰 섭니다. 소리를 듣고 놀란 사람들이 뛰쳐 나옵니다.

지난 21일, 한 80대 운전자가 몰던 차가 인도 위 보행자를 덮쳤습니다. 이 사고로 40대 여성 2명이 다리에 중상을 입고, 중국인 등 나머지 4명이 다쳤습니다.

차가 멈춰 서지 못했다면 인근 상가로까지 돌진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인도에는 광안리의 야경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붐볐던 터라,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사고 충격으로 부서진 ‘길말뚝’

대형 참사를 막은 건 '길말뚝'이었습니다.

승용차는 보도 연석과 앞서가던 SUV 차를 차례로 들이받은 뒤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인도로 향했는데요. 인도에 설치된 길말뚝이 충격을 일부 흡수한 겁니다. 일종의 '방호 울타리' 역할을 한 셈입니다.

한 목격자는 "차가 길말뚝을 그대로 밀고 들어왔다"며 길말뚝이 없었으면 사망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사고를 낸 차가 시속 30km 속도 제한 구역에서 시속 40km 미만의 속도로 달려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충격량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며 "길말뚝이 없었다면 충격량을 그대로 받아 사람이 크게 다쳤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80대 운전자는 "졸음운전을 한 것 같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블랙박스와 CCTV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끊이지 않는 '돌진 사고'…"방호 시설 확대해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도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 2521명 가운데 보행 중 사망자는 920명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산에서도 돌진 사고로 인한 보행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해운대구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 2명이 숨진 데 이어, 지난달에는 수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앞 도로에서 승용차 돌진 사고로 보행자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는데요.

이처럼 예기치 않은 돌진 사고가 발생하면서 보행자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운전자에 대한 교육과 단속 강화뿐만 아니라 보행자를 보호하는 물리적 방호 장치를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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