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스틸컷. 사진 디즈니 플러스
“영화 ‘서울의 봄’ 때 성공을 예감하고 강력하게 홍보하고 다녔다. 이번 디즈니 플러스 ‘메이드 인 코리아’도 매우 강력할 것이다. 이 작품으로 향후 OTT 판도가 바뀔 수 있다.”김원국 하이브 미디어코프 대표가 디즈니 플러스의 탄탄한 지원 아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현빈·정우성 주연의 ‘메이드 인 코리아’를 제작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3일 오전 서울 강남 파이낸스센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디즈니 플러스 오픈하우스’ 행사에서다. 이 작품은 격동의 1970년대 부와 권력에 대한 야망을 지닌 백기태(현빈)와 그를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검사 장건영(정우성)이 시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영화 ‘마약왕’(2018)의 스핀오프 작으로 우민호 감독이 연출한다.
행사에서 디즈니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포함한 하반기 공개될 오리지널 한국 콘텐트 라인업과 제작 중인 작품을 공유했다. 최연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컬 콘텐트 총괄은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으로 전 세계 디즈니 플러스 로컬 오리지널 콘텐트 최다 시청 작품 상위 15개 중 9개가 한국 작품이었다”며 한국 콘텐트의 글로벌 영향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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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폴 콘텐트 우선 기획”
최근 김수현 주연작으로 기획되었던 600억 원대 블록버스터 ‘넉오프’가 제작 보류된 가운데, 그 빈자리를 손석구·김다미 주연의 스릴러 ‘나인 퍼즐’이 채우며 지난 21일 공개됐다. 윤종빈 감독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연출과 배우들이 보여주는 흥미진진한 서스펜스로 한국(1위)·일본(5위)·대만(2위)·싱가포르(6위) 디즈니 플러스 TV쇼 부문 톱10에 진입했다.
전지현은 '북극성'에서 외교관이자 전 유엔대사로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문주를 연기한다. 사진 디즈니 플러스
강동원은 국적불명의 특수요원 산호로 분해 한반도의 미래를 위협하는 거대한 사건을 파헤친다. 사진 디즈니 플러스
디즈니는 하반기에도 스타 감독, 스타 작가, 스타 배우를 내세운 한국 오리지널 콘텐트를 대거 선보인다. 배우 류승룡, 양세종, 임수정이 출연하고 ‘미생’ 윤태호 작가와 ‘카지노’ 강윤성 감독이 협업한 ‘파인: 촌뜨기들’은 이날 예고편을 최초로 공개했다. 1970년대 신안 앞바다에 묻힌 보물선을 둘러싼 생계형 촌뜨기들의 이야기다.
강동원과 전지현이 호흡을 맞춘 ‘북극성’은 ‘작은 아씨들’ 정서경 작가와 ‘눈물의 여왕’ 김희원 감독이 가세했다. 신예은·로운 주연의 ‘탁류’는 디즈니 플러스의 첫 사극으로 기대를 모은다. ‘추노’의 천성일 작가가 12년만에 집필한 사극이며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연출한다. 지창욱·도경수 주연의 범죄 액션물 ‘조각도시’와 스타일리시한 액션으로 화제를 모은 이동욱의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가 하반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도경수는 범죄 액션 장르의 '조각 도시'로 하반기 시청자들을 만난다. 사진 디즈니 플러스
2026년 라인업으로는 수지·김선호 주연의 미스터리 로맨스 ‘현혹’이 있다. 1935년 경성 반세기가 넘도록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아 의혹과 소문이 가득한 매혹적인 여인 송정화(수지)의 초상화를 의뢰 받은 화가 윤이호(김선호)의 이야기로 ‘관상’의 한재림 감독이 연출한다. 이와 함께 49명의 운명술사들이 겨루는 서바이벌 예능 ‘운명전쟁49’ 등이 예고됐다. 강풀 작가만의 판타지 세계관으로 인기를 끌었던 ‘무빙2’는 제작 준비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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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확장성 중요
작품 라인업이 주로 장르물 중심의 편성이란 지적에 대해 최 총괄은 “시대 배경만 보면 그렇게 느낄 수 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양한 이야기와 톤을 담고 있다”며 “디즈니는 지난 100년간 스토리 중심의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해온 회사로, 글로벌과 로컬을 넘나드는 역량을 지닌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콘텐트로 100년 한 회사다. 확장 가능한 스토리텔링은 디즈니가 가장 잘하는 영역”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프랜차이즈 잠재성을 지닌 한국 콘텐트를 눈여겨 볼 것이라고 했다.
'파인: 촌뜨기들'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배우들은 1970년대 분장을 하고 나온다. 사진 디즈니 플러스
행사에 함께 참석한 제작자들도 글로벌을 겨냥한 세계관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킬러들의 쇼핑몰’을 제작한 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는 “OTT 시대가 도래하고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흐려졌다. 스토리와 인물 중심에 머무르지 않고 이야기를 확장해가야 한다”며 “속도감 있고 유니버스를 확장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원국 대표는 “한국에서 통할 작품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유명 감독과 작가, 배우에 쏠림 현상이 있기도 한데 그 의존도를 줄여보고자 노력 중”이라며 “스트리밍 플랫폼이 강력해진 만큼 이 시장에 맞게 타깃층을 명확히 두고 콘텐트를 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하이브 미디어코프 김원국 대표(왼쪽),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컬 콘텐츠 총괄(중앙), 메리크리스마스 유정훈 대표(오른쪽). 사진 디즈니 플러스
디즈니 플러스는 오리지널 외에도 JTBC ‘굿보이’·‘착한 사나이’ 등 웰메이드 한국 드라마와 나영석 예능 ‘나나민박 위드 세븐틴’과 세븐틴 월드투어 영화 ‘라잇히어’ 등도 함께 하반기 편성했다. 최 총괄은 “텐트폴 콘텐트를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 스토리, 포맷의 작품을 선택해 다채로운 포트폴리오 구성에 신경썼다. 한국 콘텐트 파트너들과 장기적 협업을 통해 크리에이티브 생태계 활성화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