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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유럽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잇따르자 네덜란드 중앙은행이 비상 상황에 대비한 현금 준비를 권고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성인 1인당 70유로(약 10만9000원), 어린이 1인당 30유로(약 4만7000원) 상당의 현금을 항상 소지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비상 상황에서 72시간 동안 필수품 구매가 가능한 금액이다.
최근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으로 카드 결제 시스템이 마비되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작동 중단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정전, 은행 시스템 장애, 와이파이 중단 상황에서는 평소 결제 방식이 불가능하지만 현금은 거의 항상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권고는 고조되는 지정학적 긴장과 결제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는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현금 외에도 직불카드 소지와 스마트폰·스마트워치를 통한 비접촉식 결제 수단도 미리 준비할 것을 조언했다.
지난 3월 EU 집행위원회도 '위기 대비 연합 전략'을 통해 모든 회원국에 비상시 최소 72시간은 자급자족할 수 있는 '생존키트' 준비를 강력히 권고한 바 있다. 이는 유럽 전역에서 증가하는 인프라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결제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비상 상황에서의 대체 결제 수단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