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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하면서 기업들의 자사주 활용에 제약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 마땅한 경영권 방어 장치가 없어 일부 기업은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사용해 왔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LS그룹과 한진그룹은 호반그룹의 경영권 위협에 대응해 최근 자사주 동맹을 맺었다. 자사주를 활용해 경영권 방어에 나선 것이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외부에 매각하면 의결권이 생긴다.

대한항공이 3월 새 로고를 입힌 항공기를 공개했다. /대한항공 제공

LS그룹 지주사 LS는 다음 달 2일 자사주 38만7365주(발행 주식 총수 대비 1.20%)를 처분해 한진그룹 자회사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12월부터 2030년 5월까지 LS 자사주로 교환할 수 있다.

LS는 교환사채 발행의 목적을 KDB산업은행 차입금 상환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계에선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발행했다는 점에서 LS가 경영권 방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본다. 대한항공이 교환사채를 LS 자사주로 교환하면 LS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경우 우호 주주로 의결권을 보탤 수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 /LS그룹 제공

LS그룹은 호반그룹의 LS 지분 매입을 경계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자회사 대한전선과 LS그룹 자회사 LS전선이 법적 다툼을 벌이며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LS 지분을 3% 미만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호반그룹은 LS전선 지분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율이 3% 이상이 되면 회계장부 열람 청구권 등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LS그룹은 경영권 위협에 대비해 우군 확보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LS와 대한항공 자사주 협력은 지난달 양측이 맺은 사업 협력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항공 산업이 주력인 한진그룹과 전력·케이블 산업이 주력인 LS그룹의 협업을 두고 재계에선 직접적인 사업 협력보다는 호반그룹 견제를 위해 손을 잡은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LS그룹은 앞서 3월엔 범LG가(家)인 LIG그룹과도 전략적 제휴 및 포괄적 협력을 약속했다.

한진그룹도 지주사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호반그룹을 의식해 자사주 의결권을 되살렸다. 호반그룹 자회사 호반건설은 2022년 대한항공 경영권 분쟁을 벌인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2대 주주가 됐다. 호반건설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을 보유한 금호산업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다.

한진칼은 지난 12일 호반그룹이 한진칼 보유 지분을 18.46%로 늘렸다고 공시하자 15일 자사주 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기로 했다. 자사주를 사내 복지 기금에 증여하면 기금 소유 주식으로 의결권이 살아난다. 호반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지난해 3월부터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3월 4일 대한항공 창립 56주년을 맞아 열린 보딩 데이(Boarding Day)에서 신규 기업 가치 체계 KE 웨이(KE Way)를 공개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특수관계인 포함 보통주 20.09%)은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넘긴 자사주를 활용해 호반그룹과의 지분 격차를 1.6%포인트(P)대에서 2.29%P로 벌렸다. 조 회장 측의 우군인 사내근로복지기금, 델타항공(14.90%), 한국산업은행(10.58%) 지분을 합하면 지분율이 46.23%다. 한진칼 지분 5% 미만을 보유한 주주 중 네이버(NAVER), GS그룹, 한일시멘트 등의 지분 합계 약 3.85%도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추정된다.

정치권 일각과 행동주의 펀드는 자사주를 활용해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행위를 주주 이익 침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재계에선 국내에 차등의결권(주식 종류에 따라 의결권 수를 다르게 정하는 제도) 등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자사주 소각을 강제하면 해외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속수무책으로 빼앗길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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