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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저는 방탄조끼도 안 입었습니다. 방탄유리도 필요 없습니다. 방탄 입법도 필요 없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광장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손을 잡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50520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일 서울ㆍ경기권 유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 집중 공격을 펼쳤다. 지역맞춤형 공약 위주 유세를 했던 지난주와 달리 “도둑놈”, “범죄자”, “연탄가스” 등 거친 표현을 쓰며 이 후보를 비판했고, 이 후보의 실언 논란도 거듭 저격했다.

김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서울에 머물며 수도권을 집중 공략했다.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를 방문해 정책협약식을 가진 뒤 강서구 남부골목시장, 영등포구 쪽방촌을 거쳐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강동구 광진교 남단사거리에 이어 하남까지 이동하며 서울·경기 남부권 유세를 펼쳤다. 선대위 관계자는 “서울ㆍ경기에서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 입구에 마련된 유세차량에 올라 자신은 방탄복을 입지 않았다고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50520
이날 김 후보 발언은 이 후보와의 차별화에 집중됐다. 남부시장에서 베이지색 점퍼와 분홍색 셔츠, 면바지 차림으로 유세차에 오른 김 후보는 “여러분, 저는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고 말한 적 없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16일 이 후보가 전북 군산 유세에서 “커피 한 잔 팔면 8000원에서 1만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더라”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김 후보는 “누구 속 터지게 하려고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 그러나. 이래가지고 어떻게 자영업자를 살린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저 김문수는 시장 대통령이 되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점퍼 지퍼를 내린 뒤 가슴을 두드리며 “여러분, 저는 방탄 조끼 입었습니까?”라고도 했다. 이 후보가 최근 테러 위협을 이유로 방탄복을 입고 유세 현장에 방탄 유리막을 설치한 걸 꼬집은 것이다. 김 후보는 “방탄 조끼를 왜 입나. 누가 총 쏠까 싶어서 그러는데,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할는지 모르겠다. 나는 총 맞을 일 있으면 맞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앞에서도 “지은 죄가 얼마나 많으면 방탄조끼 입은 것도 모자라서 방탄 유리도 앞에 두고, 방탄 법을 만들어서 대법원 자체를 완전히 쥐고 흔든다. 선거법 허위사실 유포죄도 없애겠다고 하는데 이거 말이 되느냐”며 “도둑놈이 경찰서 다 없애자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나”라고 주장했다.

송파구에선 발언 수위가 한층 강해졌다. 김 후보는 “감옥에 앉아있으면 만고에 방탄조끼 입을 필요가 없다. 국가에서 교도관들이 지켜준다”며 “동부구치소가 송파구에 있죠, 이재명 후보도 저기 들어가 계시면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들며 “저고 제 아내고 법카를 써본 적이 없다. 이렇게 조금만 틈만 있으면 비집고 나오는 연탄가스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으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김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판교 신도시도 제가 하고, 대장동보다 수십 배 개발했지만 제 측근이 수사받다가 갑자기 의문사하는 거 못 들어봤지 않느냐”라며 “대통령이 돼서 (이 후보) 이 사람에게 개발권을 맡기면 얼마나 많이 죽어야하겠나”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 주변인들이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등 수사 과정에서 연쇄 사망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강동구 광진교 남단사거리 유세에선 전날 이 후보가 “오랫동안 (윤석열 정부가) 북한 자극했는데, 북한이 눈치채고 잘 견딘 것 같다”고 한 발언을 들며 “이런 망언하는 자는 북한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하남 스타필드 앞에선 이 후보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거론하며 “전 결혼하고 나서 한 번도 다른 여자 분들에게 총각이라는 말을 해본 적 없다. 한 번도 내가 검사라고 해본 적이 없다”, “한 번도 형수님한테 욕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입구 앞에서 열린 송파를 새롭게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50520

이날 김 후보는 유세현장에서 수십 미터를 소수 경호원만 대동한 채 걸으며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기도 했다. 연단에 올라서도 경찰 바리케이드를 걷고 무대 앞에 모인 시민들에게 허리를 굽혀 악수를 나눴다. 경호팀을 강화하고 유권자와 접촉을 자제하는 이 후보와 대비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 컨셉으로 찾은 영등포 쪽방촌에서도 골목골목에서 주민들과 직접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다.

보수 표심은 적극적으로 다독였다. 김 후보는 유세차에 오를 때마다 “그동안 좀더 국민을 편안하게 해드리고 경제도 잘 돌아가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해 늘 죄송스럽다. 사과를 담아 큰절을 올리겠다”며 동행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올렸다. 이날 오전 한국예총 정책협약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 제가 전혀 다른 게 없다. 그간 우리 당 여러 가지 문제점 때문에 이 후보가 밖에 나가 계시는데 같이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 그런 점에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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