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문상호 재판 증인 출석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지난 2월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12·3 불법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문을 부수고 끄집어 내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전 사령관은 20일 서울 용산 중앙군사법원에서 진행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통령이 발로 차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끄집어내라고 해서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 가서 4명이 1명씩 들고나오면 되지 않느냐'고 한 말도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가 부관이 알려줘서 기억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 대상이 국회의원인지에 대해서는 "(윤 전)대통령이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간 국회 현안질의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등에 출석해 '의원을 끄집어 내라'는 질문을 받았는지에 대해 답하지 않아왔던 이 전 사령관이 이러한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사령관은 "(공관 모임에서) 윤 대통령은 당시 정치 상황과 관련해서 어려움을 호소했고, '한동훈'이라는 이름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많이 취했고, 의기소침한 모습이었다"며 "'구중궁궐'이라는 단어를 썼던 기억이 나는데, '힘드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었다.
이날 재판에는 비상계엄 당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기 위해 국회로 출동한 방첩사 장교 신모 소령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신 소령은 "이재명 체포조라고 듣고 출동했고, 중간 과정은 이동하면서 설명해준다고 했다"며 "이후 현장 병력과 경찰에게 신병을 인계받으라고 전달받아 직접 체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이 우원식·이재명·한동훈 3명 검거에 집중하고, 먼저 검거된 인원은 포박해 수방사로 데려가라고 지시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