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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구 연산동, 전국 최다 170건 경공매行
용호·대연·온천동도 90건 넘어
전세 사기 본산 서울 화곡동 빼면 상위 5곳 중 4곳 부산
인구 소멸 여파 非아파트 시장 침체

지난달 경·공매 부동산이 가장 많이 나온 곳은 부산 연제구 연산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법정동 가운데 가장 많은 170건이 경매개시가 결정되거나 공매공고 등기가 신청됐다. 대규모 전세 사기 피해로 무더기 경매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보다 더 많은 물량이다. 부산 남구 용호동·대연동, 동래구 온천동에서도 각각 한 달 동안 90건이 넘는 경·공매가 쏟아졌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공매 부동산이 나온 5개 법정동 중 화곡동을 제외한 4곳이 부산에 있다. 인구 감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부산 지역에 장기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달 12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아파트 근처 부동산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경매개시결정과 공매공고등기 신청 결과가 가장 많은 지역은 부산 연제구 연산동으로 170건이 등록됐다. 공매는 ‘국세징수법’에 의한 압류재산이나 ‘형사소송법’에 따른 압수물 중 보관하기 곤란한 물건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매각하는 절차며 경매는 ‘민사집행법’에 따라 법원이 매각을 집행한다. 경매가 개시되거나 공매공고가 나면 등기에 이를 반영하고 법원에 신고된다. 지난달 연산동이 전국에서 경·공매가 가장 많이 나온 법정동인 셈이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이 152건으로 연산동에 이어 경·공매 부동산이 많았다. 이곳은 깡통전세를 놓고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빌라 전세 사기가 드러났던 곳이다. 전세 사기가 수면 위로 드러난 2022년 이후 아직 임의경매가 계속 나오고 있다.

부산에서는 ▲남구 용호동(95건) ▲남구 대연동(94건) ▲동래구 온천동(92건) 등에서도 경·공매 부동산이 많았다. 전국에서 경·공매 부동산이 가장 많은 5개 법정동 중 4곳이 부산에 있었다.

그래픽=손민균

부산 일부 법정동에서 경·공매 부동산이 많은 것은 부산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오피스텔 등 비(非) 아파트 시장이 타격을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매가 시작되거나 공매 공고가 난 연산동의 한 오피스텔은 65호실이 한꺼번에 경매에 부쳐지기도 했다. 부산지하철 물만골역 인근의 이 오피스텔은 세입자를 다 채우지 못한 상태로 경매에 붙여졌다. 남부산농협이 채권 회수에 실패하면서 경매에 넘겼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연산동은 원룸과 다세대·다가구 주택, 오피스텔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경기 악화로 분양이 되지 않던 오피스텔 등이 경매행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용호동, 대연동 등 다른 지역들도 대부분 오피스텔과 빌라 등 비아파트 중심의 경·공매가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부산이 심각한 인구 감소 현상을 겪으면서 고질적인 미분양 등 장기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산 인구는 2016년 12월 349만8529명(주민등록 기준)을 기록해 처음 35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2020년에는 340만명 선이 무너졌고, 2023년에는 329만명까지 줄며 330만명 선도 붕괴됐다.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3.0%를 기록해 6대 광역시 중 처음으로 초고령사회(만 65세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에 진입하기도 했다.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소멸위험지수 값은 0.49로 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았다. 소멸위험지수가 낮을수록 해당지역이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산은 청년층을 찾아보기 힘들고 노년층 위주의 주거지역이 늘고 있다”면서 “주거시설의 핵심 수요인 청년층이 계속 줄고 있어 미분양 위험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공매가 늘고 있는 것은 부산의 부동산 시장 침체를 반영한 것”이라며 “부산은 시장을 이끌 호재가 없어 주택시장뿐 아니라 상업시설 등 전반적인 시장 침체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도 “부산은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라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못하고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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