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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박성재 장관의 대검 감찰부장·법무부 감찰관 임명 강행 이유
박성재 법무부 장관(왼쪽)과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19일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모든 정부 부처에 인사 동결을 지시하라고 요구했다. 2주 뒤면 새 정부가 출범하는 상황에서 의도가 의심되는 ‘알박기’ 인사가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강행한 감찰 담당 검사장급 임명에 이주호 권한대행이 도장을 찍어준 것을 최악의 알박기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정권 검찰의 잘못을 감찰해야 할 핵심 보직에 티케이(TK) 출신 공안통 현직 검사들을 승진 임명했기 때문이다. 임기 2년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사사건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찬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대통령실 파견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 혜택 제보가 있다며 “12·3 내란 비밀을 아는 공무원들에 대한 명백한 보은성 인사, 알박기 인사, 입틀막 인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행안부, 문체부, 산자부 등 전 부처 인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섣부른 인사는 차기 정부와 국민에게 짐만 될 뿐이다. 이주호 권한대행에게 인사 동결 지시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는 특히 지난 16일 단행된 법무부 감찰관·대검찰청 감찰부장 임명을 문제 삼는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법무부 감찰관에게는 12·3 비상계엄 당시 법무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감찰하는 역할이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검 감찰부장에게는 윤석열 정부 때 김건희씨 봐주기 의혹 등 수사 전반에 대한 감찰 임무가 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 감찰관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박성재 장관이 주재한 계엄 회의에 반발해 류혁 감찰관이 사직한 뒤 공석이었다. 대검 감찰부장은 지난해 11월 이성희 감찰부장 임기 만료 뒤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두 자리는 감찰 독립성 강화를 위해 그간 외부인사를 적극 기용해 왔다. 그러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됐던 박성재 장관은 지난달 10일 복귀한 직후 “중요한 자리여서 오래 비워둘 수 없다”며 감찰관·감찰부장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정권 교체기라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이 커졌다. 결국 ‘외부 지원자가 없다’는 이유로 현직 검사를 검사장급 자리에 승진 인사 형식으로 임명했다. 6·3 대선을 불과 18일 남겨둔 시점이었다.

법무부 감찰관에는 김도완(53·사법연수원 31기)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대검 감찰부장에는 김성동(54·31기) 광주지검 순천지청장이 임명됐다. 김도완 감찰관은 대구 오성고·서울대 정치학과, 김성동 감찰부장은 경북 경산고·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두 사람 모두 검찰 내에서 공안검사로 분류된다. 검찰 사정에 밝은 한 부장검사는 “정권 교체가 임박한 상황에서 박성재 장관이 티케이 출신에 공안들을 임명한 이유가 무엇이겠냐. 조직 내부에서는 비상계엄과 내란에 대한 이념적 시각을 공유하는 사람을 물색 하다가 티케이·공안 출신을 찍었다는 말이 나온다. 특수 쪽은 한동훈계가 많다. 장관 입장에선 믿을 사람이 그만큼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대구고·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검찰 수사의 불법·위법성을 들춰내 검찰개혁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이 때문에 수사와 사건 처리의 적정성 등에 대한 사무감사를 맡는 대검 감찰부장 자리가 특히 중요하다. 검찰 내부에서는 대선 이후에도 심우정 검찰총장이 물러나지 않고 내년 9월까지 임기를 채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여기에 대검 감찰부장까지 ‘윤석열 검찰’을 겨냥한 감찰 등에 절차적 문제 등을 거론하고 나서면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심 총장이 임기 전 사퇴하고 새 검찰총장이 임명될 경우에도 ‘알박기 견제’가 가능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검찰 고위직 출신 법조인은 “박성재 장관이 무리하게 티케이·공안 출신을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한 것은 앞으로 ‘한동수 감찰부장’ 역할을 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동수 전 감찰부장은 판사 출신으로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조국 당신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됐다. 검언유착 의혹(한동훈), 판사사찰·고발사주 의혹(윤석열) 감찰을 하며 검찰 수뇌부와 충돌했다.

감찰이 집중될 서울중앙지검의 이창수 검사장이 사법연수원 30기라는 점에서, 그보다 후배인 현직 검사를 대검 감찰부장에 임명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검찰 관계자는 “끼리끼리 감찰하고 봐준다는 비판 때문에 기수가 높은 외부인사를 감찰직에 임명해 온 것”이라고 했다. 사법연수원 기수마다 보통 10여명 안팎이 검사장을 단다. 사법연수원 31기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기소한 박영진 전주지검장 등 이미 11명이 검사장을 달았다. 여기에 김성동·김도완 두 사람이 추가로 검사장에 임명된 것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두 사람이 ‘승진 막차’를 탄 것은 아니더라도, 대선 이후에는 검사장 승진을 기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접견하기 위해 의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주호 권한대행이 차관급인 감찰관·감찰부장 승진 인사를 한 것도 ‘권한대행이 해서는 안 될 인사’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내란 사태에 따른 정권 교체를 앞두고 주요 부처 고위직 인사가 묶여 있는 상황에서 법무·검찰만 정치적 논란이 큰 차관급 승진 인사를 허용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최근 이 권한대행은 채널에이(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대립한 이정현 법무연수원 연수위원(검사장)의 정직 1개월 징계를 법무부 의결 보름여 만에 재가했다. 검찰 고위직 출신 법조인은 “다른 검사장 보직과 달리 임기 2년이 정해진 차관급 승진 인사라는 점에서 차기 대통령이 해야할 인사였다. 박성재 장관의 의도를 이주호 권한대행이 받아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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