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연합뉴스
[서울경제]
이탈리아의 한 헬스장 트레이너가 새 교황이 선출되자 깜짝 놀란 사연이 전해졌다. 그가 2년간 운동을 가르쳤던 고객이 바로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대표하는 레오 14세였기 때문이다.
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Il Messaggero)에 따르면, 로마 바티칸 인근의 한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로 근무하는 발레리오 마셀라(26)는 지난 2년 동안 레오 14세의 운동을 지도했다.
그는 "이 헬스장에서 아무도 로버트, 지금의 교황 레오 14세가 추기경이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심지어 그를 직접 지도한 나조차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황 즉위 전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일주일에 두세 번 바티칸 근처의 헬스장을 찾아 운동을 하고 갔다고 한다.
마셀라는 조용한 성격의 ‘로버트’를 처음에는 교수나 학자쯤으로 추측했다고 한다. 그는 "성직자라곤 생각도 못 했다. 늘 일상복을 입고 와서 운동했다. 항상 친절했으며 화를 내거나 예민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정말 평온하고 균형 잡힌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마셀라는 로버트가 교황이라는 사실을 그가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 ‘레오 14세’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을 때 알았다고 한다.
그는 TV로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바로 알아봤다.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미래의 교황을 훈련시키고 있었다니, 정말 놀라웠다. 하지만 나에겐 그저 다른 회원들과 다름없는 손님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레오 14세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교황은 나이에 비해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운동을 멈춘 적이 없는 사람답게 근육량, 골량, 지방량 비율이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해당 헬스장의 대표 알레산드로 탐부를라니도 가톨릭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알던 사람이 새 교황으로 선출된 사실을 알았을 때 큰 기쁨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새 교황이 우리가 잘 아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기쁨이 두세 배로 컸다. 애도 기간이 끝나고 새로운 교황을 맞이하게 되어 기쁘고, 무엇보다 좋은 인격의 소유자라는 점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레오 14세의 건강한 삶의 방식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영성과 체력 훈련을 훌륭히 조화시킨 분"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한편 레오 14세는 잘 알려진 테니스 애호가다. 최근 세계 1위 테니스 선수 야닉 시너와 만난 자리에서 시너로부터 라켓을 선물 받기도 했다. 바티칸 내 테니스 코트에서 실제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레오 14세는 미국 시카고 출신으로, 그의 동생 존 프레보스트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팀의 열혈 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