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경제 분야 공약 점검] ① 청년 정책
양질의 ‘일자리 창출’ 공약은 빈약
양질의 ‘일자리 창출’ 공약은 빈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지난 16일 전북 익산역 동부광장, 경기 수원 지동시장, 충남 천안 중앙시장에서 유세하며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선의 청년 정책 공약에서 눈에 띄는 건 보수 진영 후보들이 국민연금 개편안을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국민연금의 추가 개편을 공약했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에 불만이 많은 2030세대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당장의 개편보다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등 미세조정에 초점을 맞췄다.
19일 대선 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공약을 보면 국민연금 문제에 가장 파격적으로 접근한 건 이준석 후보다. 이준석 후보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신·구 연금 분리안을 들고나왔다. 국민연금 개혁 시점 이후 납입되는 보험료는 신연금 계정으로 따로 관리해 구연금과 재정을 완전히 분리하는 게 핵심이다. 김 후보도 ‘청년 안심 국민연금 2차 개혁’을 제안하며 연금개혁위원회에 청년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청년 공약에 국민연금 개편을 포함하지 않았다. 그는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의 틀은 지키면서 군복무 크레디트를 확대해 청년 생활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의 국민연금 공약은 연금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신승룡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가 내는 연금은 따로 관리해 낸 만큼 돌려주겠다는 이준석 후보의 공약이 그나마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담은 공약으로 보인다”며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는 국민연금 개편 당시 제기된 내용과 큰 차이가 없어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자산 형성 지원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적금 지원을,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저리 대출 지원을 내세워 차이가 있었다. 이재명 후보는 ‘청년미래적금’을 도입해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 소득요건을 완화하고, 청년·근로자 천원의 아침밥 및 농식품바우처 확대 등 먹거리 돌봄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생활비 대출을 확대하겠다고 제안했다. 청년 재직자를 대상으로는 도약장려금 등의 가입 연령 상한을 늘리겠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청년층 대상 저리 대출 지원 정책금융상품인 ‘든든출발자금’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석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적금 상품이나 저리 대출 모두 기존에 있던 정책의 반복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통적으로 ‘어떻게’ 돕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내용이 안 보인다”며 “모두 정부 재정을 필요로 하는데 이것을 어디서 끌어올 건지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장 빈약한 공약은 청년 일자리 정책이다. 세 후보 모두 청년이 가장 관심 있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