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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된 법 산업 어떻게 망쳤나 <1> 미래 모빌리티
中 무인택시 수천대 거리 누빌때
韓, 타다 불법 낙인 등 규제 강화
현대차도 국내 자율주행사업 포기
중국 선전시의 실제 도로에서 무인으로 운행되는 포니 AI 로보택시(왼쪽) 내부 스크린에는 함께 달리는 차량들이 표시돼 있다. 서울시 상암 자율주행 시험 주행 구간에서 달리는 자율주행 시범 운행 차량 주변에는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차들이 한 대도 없다. 사진=심기문·이건율 기자

[서울경제]

지난달 16일 중국 선전시 남문구역. 스마트폰 앱으로 로보택시를 호출하자 약 10분 만에 카메라와 라이다로 둘러싸인 렉서스 차량이 다가와 갓길에 섰다. 운전석은 비었지만 조수석에 앉은 커다란 인형이 인사를 했다. 탑승 후 스크린에 휴대폰 번호 뒷자리를 입력하니 택시가 스스로 출발했다. 차량 내부 모니터에는 주행 내내 반경 200~300m 이내의 차량과 보행자·물체를 탐지해 표시했다. ★관련 기사 4·5면

우회전에서 보행자를 감지한 로보택시는 서서히 속도를 줄여 길을 건너는 사람들을 배려했다. 신호가 없는 고가도로에서는 시속 50~60㎞로 주행하던 로보택시가 순식간에 70㎞까지 속도를 올렸다. 함께 탄 일행은 “사람보다 낫네”라고 했다. 이 로보택시는 중국 자율주행 전문 기업 포니AI의 차량. 포니AI는 올해 1000대의 로보택시를 운행해 손익분기점을 넘긴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달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에는 자율주행차가 없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앱에 접속하자 “호출이 어렵다”는 안내문이 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비가 오전부터 내려서 운행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날 강수량은 약 10㎜. 자율주행차는 오작동 확률을 낮추기 위해 우천 환경에서도 데이터 축적이 필수다. 자율주행차라고 하지만 운전자가 있는데도 보슬비가 내린다는 이유로 운행을 포기했다. 24일 현장을 다시 찾아 자율주행차에 올랐지만 짜인 무대 같은 텅 빈 3.2㎞ 직사각형 구간을 홀로 운행했다.

중국 국무원과 한국 정부가 공교롭게도 2015년 경쟁하듯 “자율주행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외쳤지만 선전과 상암의 현실이 보여주듯 기술 격차는 하늘과 땅만큼 벌어졌다. 중국은 바이두와 화웨이, 비야디(BYD) 등이 만든 수천 대의 무인 로보택시가 전국을 누비고 있다. 한국 정치권과 정부는 제 할 일은 하지 않고 기득권 보호와 탁상행정에 매몰돼 모빌리티 스타트업 ‘타다’를 불법으로 낙인찍고 창업자를 재판정에 서게 하는 등 규제 장벽만 쌓았다. 글로벌 3위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에서는 자율주행 사업을 중단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전망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30년이면 1조 5000억 달러(약 2130조 원)에 이른다. 미국 기술 전문 투자사인 아크인베스트는 로보택시가 전 세계 성장률을 2030년까지 연간 2.6% 끌어올릴 잠재력이 있다고 평했다. 그러나 첨단 모빌리티 산업에 필요한 자동차와 반도체, IT 기술을 갖춘 한국은 시장을 선도하기는커녕 중국에 한참 밀려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영기 한국공학한림원 자율주행위원장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기업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과 동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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