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쿠쇼르 단 루마니아 대선 후보가 18일(현지시간) 부쿠레슈티에서 선거 출구조사가 발표된 이후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치러진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에서 친 유럽 성향의 니쿠쇼르 단 부쿠레슈티 시장(56)이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제1야당 결속동맹(AUR) 대표인 제오르제 시미온 후보(39)를 제치고 승리했다.
AP통신은 이날 개표율 92%인 상황에서 단 부쿠레슈티 시장이 54.19%를 득표하고, 시미온 대표가 45.81%의 표를 얻으며 단 시장의 당선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1차 투표에선 시미온 대표가 41%의 득표율로 단 시장(21%)보다 두 배 가까이 더 많은 표를 얻었으나 양자 대결로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수학자 출신인 단 시장은 부동산 불법 개발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을 시작하면서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이번 대선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반부패, 투명성 강화, 디지털 행정 개혁, 친유럽 노선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시미온 대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유명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본떠 ‘루마니아를 다시 위대하게’를 선거 구호로 내세웠다.
그는 친 러시아·반우크라이나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가 당선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연합(EU) 내 균열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루마니아에선 지난해 11월 대선이 치러졌지만 헌법재판소가 선거법 위반과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을 이유로 결과를 무효로 판단하고 재선거를 명령했다. 헌재는 당시 1위였던 극우 무소속 컬린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결선투표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
시미온 대표는 1차 투표에서 제오르제스쿠의 지지층을 흡수하며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결선 투표에서 고전했다.